제베나
튜베로사
4.2(192)
백희림의 삶은 언제나 최악이었다. 한여름 뜨거운 볕 아래 박스에 담긴 채, 보육원 앞에 놓인 그 어느 날부터. “내가 백희림 씨한테 권리가 있는데.” 어마어마한 사채를 끌어다 쓰는 담보로 제 이름 석 자가 적힌 계약서가 눈앞에 놓인 오늘까지도. 상대는 악명 높은 성선 캐피탈의 전무이사 태수혁이었다. “돈으로 갚을게요. 시간만 주시면…….” “돈 몇 푼에 팔아넘긴 애인을 상대로 눈물겨운 순정인데.” 일순 남자의 눈동자에 위험한 이채가 돌았다. 마
소장 3,240원(10%)3,600원
나섬
라떼북
4.4(13)
약국 문을 밀고 들어온 남자는 낯이 익었다. 묘하게 사람을 빨아들이는 듯한, 여자 깨나 울렸겠다 싶은 남자였다. 그를 멍하니 응시하며 기억을 더듬어가던 연우는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연우는 저 남자를 본 적이 있었다. 호스트바에서. “하루만 좀 재워주라.” 그녀를 기억하지 못했던 것 같은 이 남자는, 황당한 제안을 했다. 연우가 그 제안을 받아들인 건 단순히 하룻밤의 일탈을 저질러볼까 했던 마음이었다. "너 호빠 간 적 있지." 아. "그때 돈
소장 4,050원(10%)4,500원
츄파
템퍼링
4.4(760)
열다섯. “오기가 저만 하면 어디라도 쓸 데가 생기겠죠. 주세요, 저 녀석.” 그 한 마디가 시작이었다. 짖으라면 짖고, 죽으라면 죽을 수도 있던 너절하기 짝이 없는 외사랑. * “칠성 놈들 항구에 포진해 있습니다. 가보셔야 좋은 꼴 못 볼 겁니다.” “그래서.”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이 건 해결하고 나면….” “….” “그만두겠습니다.” 그가 현을 돌아보았다. 온갖 상처를 달고도 돌아봐주길 애타게 기다리던 지난 날의 자신이 보았더라면 어땠을
소장 3,500원
쏠팽
노블오즈
총 2권완결
4.3(214)
나의 첫 숨은 다방 끝자락 방구석에서 뱉어졌다. 장밋빛 다방이 내 작은 세상이었고, 그게 나에게 주어진 인생인 줄 알았다. “네 옆을 지나갈 때마다 달콤한 냄새가 났어.” 들개가 나의 일상을 뒤흔들기 전까지는. 들개, 그러니까 하도경은 골목 일대를 휘어잡고 있는 이른바 깡패였다. *** 하도경은 깨무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정확히는 그 통증이 아릿해 오묘한 표정을 짓는 내 얼굴을 보는 게 좋은 듯했다. “밤새 괴롭히고, 괴롭혀서. 네가 나
소장 1,300원전권 소장 4,600원
진리타
동아
3.9(307)
모종의 사건으로 고등학교를 휴학하고 맞이한 어느 초여름. 저택 정원을 거닐던 지유는 의붓아버지 밑에 새롭게 들어온 수하, 권태이와 마주치게 된다. “애 하나 돌봐 주라는 얘기를 듣긴 했는데.” 정말 애기일 줄은 몰랐네. 읊조리는 남자의 목소리엔 옅은 웃음기가 서려 있었다. 지유는 저 낯 뜨거운 호칭을 듣는 것도 몇 번에 불과하리라고 여겼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 “김지유.” 깊게 들이마시던 담배를 지져 끈 그가 오롯이 지유에게 시선을 주며
소장 1,000원전권 소장 4,200원
임솔
3.9(61)
하나뿐인 동생의 병원비를 벌기 위해 최 사장 밑에서 마약을 배달하는 도경. 필연인지, 아니면 그저 불운의 시작인지, 최 사장을 찾아온 우성 알파, 차우석을 만나게 된다. 차우석은 돈에 눈이 멀어 마음대로 마약을 판매한 최 사장을 끔찍하게 응징하고, 그 광경 앞에서 도경은 얼어붙고 말았다. “그럼 내 좆이나 빨아봐요.” “…….” “살려달라며.” 순간의 흥미가 동한 것인지, 차우석은 살려달라 우는 도경을 범하게 되고, 도경은 강렬하고 거친 그의
소장 4,100원
리밀
4.2(845)
다원은 언제나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 순미를 기다리는 버릇이 있었다. 그녀에게 버려져, 할머니 복례 대신 가계를 꾸려나가는 처지가 되었음에도, 외로움의 파도를 견디며 그저 묵묵히 기다릴 뿐이었다. 그를 처음 만난 밤에도 그랬다. “축하해.” “……네?” 흩날리는 눈송이 속에서 피에 젖은 남자가 건네는 축하 인사는 기묘함을 불러일으켰다. 대뜸 처음 보는 다원에게 말을 건 것도, 손에 든 졸업장을 보고 인사를 건네는 것도, 다원을 따라 복례의 민박에
소장 3,400원
숨결
피플앤스토리
4.0(173)
※본 소설은 다소 강압적인 관계를 포함하여 호불호가 나뉘는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안녕, 아가씨. 어디 가던 길이야?” 월하노인이 강제로 엮어 놓은 인연의 실은 환생을 통해 같은 사람을 세 번 다시 만나게 한다. 한 번은 부모 자식의 연으로, 한 번은 죽는 순간까지 더없이 사랑하는 연인으로, 그리고 마지막 한 번은 결국 비수를 꽂지 않으면 안 되는 원수지간으로. “설마 도망치던 길은 아니지?” 한 사람과 차례로
김고말
페퍼민트
3.3(38)
가능하다면 영원히 피하고 싶은 남자. 우연에게 제이는 그런 존재였다. 그가 다시 찾아와 결혼을 들먹이기 전까지는. “정 실장은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이미 알고 계시잖아요. 사람 붙인 것도 숨기지 않으셨으면서.” “네 입으로 듣고 싶어서 그렇지. 우리 사이에 그 정도도 못 해?” 제이가 눈을 휘며 제법 달콤한 목소리로 물었다. 우리? 정우연과 현제이는 단 한 번도 ‘우리’로 묶일 만한 사이였던 적이 없다. 싱가포르에 있던 동안 혼자 기억 미
소장 3,300원
하은율
도서출판 윤송
3.8(85)
잊을 만하면 큰 사고를 치는 남동생 연호가 이번엔 최악의 대형 사고를 쳤다. 어떤 남자에게 거액의 돈을 빌리고 튀었다가 죽기 직전까지 맞고 돌아온 것. 남자가 빌린 돈을 갚을 때까지 밑에서 있으라고 요구했다며 연호는 얼굴이 쌍둥이처럼 닮은 누나에게 한 번만 더 자신이 되어 달라고 부탁하고, 연서는 차갑게 거절한다. 그날 밤, 극단적인 행위를 시도하는 연호. 죽어가는 동생을 발견한 연서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동생의 연호 노릇을 하기로 결심한다.
소장 3,200원
윤글피
3.9(58)
아빠들끼리 죽마고우인 주하와 가하,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두 함께 다닌 둘은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였다. 어쩌면 아빠들보다 더. 그러던 어느 날, 아주 평범한 날들 중 갑자기 가하가 키스를 했다. “연주하 너 이제 큰일 났어. 나랑 키스 했다고.” 그제야, 기억의 첫 순간부터 함께한 친구를 볼 때마다 느꼈던 두근거림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 주하는 결심했다. “가하야. 나 너 좋아해.” “…뭐?” 가하의 손에서 작은 포크가 툭 떨어지며 요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