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최악으로 치달은 밤. 오랜 연인에게 배신당하고 홀로 있던 세하에게 낯선 남자가 나타났다. “그 나쁜 새끼, 내가 잊게 해줄게요.” 분명 낯선 사람임에도 세하는 어쩐지 그가 익숙하다. 언젠가 이런 얼굴을 본 적이 있었던가. 연민과 분노가 공존하고, 자신에게 욕정을 느끼며 들끓는 얼굴을. “당신이 무슨 수로.” “김세하 씨가 허락한다면 원하는 대로 다, 뭐든지.” 세하는 배신 때문에 느끼는 수치심을 잊는 방법 따윈 알지 못했다. 유년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