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운명마저 거스른 채 사내로 살아온 이유는 십 년 전, 피난길에서 만난 인연과의 약속 때문이었다. 그 약속을 지키고자 무예를 익혀 강한 사람이 되었고, 마침내 그의 앞에 당당하게 섰다. 매사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는 동성국 최고의 무인이자 최정예 부대인 충숙위의 총관인 명운. 그를 향한 연심은 숨긴 채 수하로서 인정받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그와 자꾸만 시선이 마주칠수록 마음이 흐트러지려 했다. “언젠가부터 여명이 비칠 때 즈음이면 네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