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어른이 되면 보러 올게. 오늘처럼 기차를 타고 너한테 올게.” 그녀, 김지안을 스물두 해나 되는 긴 시간 동안 묶어 둔 마법 같은 그 남자의 한마디. “오빠, 나하고 결혼해요?” “넌 너무 어려서 안 돼. 그러니까 얼른 커라, 애기야.” 당돌한 열 살 꼬맹이와의 약속을 한승호, 그는 정말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 지안을 바라보는 검은 눈동자가 지그시 말하고 있었다. ‘너를 갖고 싶다. 네 안에 나를 가득 채우고 싶다.’ 그의 야릇한 숨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