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해.” 낮고 무거운 음성이 거실 공간을 울렸다. 그녀가 왼손 약지에 끼워져 있는 다이아를 빼내 탁자 위로 올려놓았다. 그저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것쯤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그동안 힘들었죠? 나 때문에.” 아주 잠깐 목소리가 멈췄다. “좋아요. 이혼해요, 우리.” -본문 중에서- 긴 세월은 그를 피해 간 듯했다. 정갈할 정도로 깔끔한 얼굴선도, 이목구비도 그대로였다. 살이 조금 더 빠져 얼굴이 날카로워 보이는 것만 뺀다면. 잠시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