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는 천출이다. 사내의 어미는 노비였고 주인에게 겁탈당하고 정운을 낳았다. 주인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정운의 반쪽은 노비였고 그래서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천출이었다. 이복 형제들은 그를 멸시했고 집안의 노비들조차 그를 동정했다. 나면서부터 천출이라는 족쇄에 채워진 그가 소홍을 만난 것은 운명이었다. 소홍은 사내와 피가 섞이지 않은 사촌 누이다. 사내를 미워하는 본부인의 친정 조카인 소홍은 벼슬을 주는 대가로 높은 벼슬아치의 첩으로 팔려갈 처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