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계집애. 그녀에게서 서진욱은 완전히 도려내졌다. 그에게서 김은설은 까맣게 타버려 지워지지 않을 흉터로 남아 버렸는데. 바보 같은 서진욱. 너는 평생을 김은설을 원망하면서 살겠지. 그녀에게서 벗어나지 못한 채. 진욱도 이러는 자신이 너무나 경멸스러웠다. 왜 자신은 은설처럼 모든 걸 던져 버리지 못하는지, 결국 스스로 곪아 버리고 있었다. 이 지겨운 감정의 끝은 도대체 언제 나는 걸까. “……적어도 네 행복을, 네 안위를 위해서 독하게 떠났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