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해서 번 돈으로 살아가는 설에게 또 그가 나타났다. 나타나지 않았으면 할 때 나타나는 이연수. “그림값 받으러 온 거 아니야? 부탁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지.” “·····.” “설아, 너 잘하는 거 있잖아. 무릎 꿇는 거.” 아주 다정한 투였지만 남자가 뱉어내는 문장은 그러지 못했다. 분명 못할 거라 확신하는 남자의 여유로움, 여자를 찬찬히 훑어보는 눈빛. 서로가 생각하는 과거는 이제 그 자리에 없었다. “구질구질하게 대작하고 사는 거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