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날에나 빙의했으면 좋으련만, 이 여자가 도망치려던 날에 들어와 버렸다. 정신을 차리기도 벅차던 때, 다짜고짜 문을 부수고 들어온 한 남자. “고작 이깟 서류 던지고 가면 해결될 줄 알았어?” 한참을 씩씩거리던 근육 빵빵 존잘남이 이혼 합의서를 펄럭거리며 말했다. “난 못 해, 이혼.” 미안하지만, 나도 못 할 것 같다. 이혼하기엔 남편이란 사람이 지나치게 잘생겼다. *** “하자고, 이혼.” “지금 이혼을 말하는 건가요?” “그래, 이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