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은 겨울과 함께 찾아왔다. 10미터쯤 떨어진 거리에, 이웃이라고 부를 수 있는 적당한 그 거리에. “대체 왜 온 거지, 이 동네에?” 집주인이 될 남자가 누군지 모르지 않았다. 친근하게 다가가 알은척을 하기엔 속이 부대낄 정도로 낯설고, 시종일관 냉랭하게 외면하자니 그것 또한 어색하다. 무엇보다, 늘 도망치고 싶은 기억의 한 부분에 그가 들어 있다는 사실이 적잖이 부담스러웠다. “나 모르겠어?” 양심에 찔릴 정도로 환하게 웃던 그가 초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