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을 나가야 할 것 같았다. 벗어나지 못하면 신경 쇠약에 걸려 자멸해 버릴 것 같았다. 단순한 독립이 아니라 결혼해야겠다. 지금의 상황에서도, 법적으로도 그녀를 보호해 줄 남자가 필요했다. 완벽히 이 집과 분리해 줄 울타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연우는 뒤돌아보지 않은 채 아랫길을 향해 걸었다. 감파르던 하늘이 다른 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옅은 하늘빛으로 밝아진 풍경을 보니 어쩐지 서운한 기분이 들었다. “감파르다….” 낮은 중얼거림이 무의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