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러포즈를 해야겠다 결심한 그날. 시현은 애써 외면하던 진실을 마주했다. 온통 거짓이었다. 가족과 사랑하는 그, 윤환도 전부. 이제 제게 남아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모든 것을 버리기로 마음먹었다. 다시 처음으로, 모든 것을 되돌리기 위해. “제가 알던 사람과 많이 닮았습니다.” 흔적을 모두 없애고 유정연으로 살아온 5년.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건만, 윤환은 알아보았다. 아주 잠깐, 정연의 눈빛이 흔들렸으나 허리를 꼿꼿이 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