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날 보고 있었죠.” 흥미를 잃고 숙였던 허리를 펴던 남자가 다시 아래로 눈동자를 굴렸다. 빛 하나 투과되지 않는 것처럼 가라앉은 붉은 눈동자에 금방 사그라질 듯 연약한 흥미가 맴도는 것이 보였다. “불 꺼진 선실에서 저를 보고 있던 거, 당신이잖아요.” 무료하던 그의 얼굴에 드디어 흥미로운 기색이 떠올랐다. *** 옷을 끌어 내리는 남자의 손짓 아래에서 셸리가 고개를 들었다. 남자는 왜 그러느냐는 듯이 가볍게 눈을 휘며 웃었다. “즐거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