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어여쁜 것도 아닌데.” 무심한 목소리에 욕망이 스친다. “게다가 사내놈이고….” 흐려진 말끝에 진득한 흥분이 들어찬다. “한데, 왜 나는 너에게 이리 굴까. 응?” 동생을 죽여 유폐되었다는 왕자. 악귀보다 끔찍하다던 그에게 바쳐진 도란은 남장을 한 채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그것만이 제 목숨을 빚진 이들을 살피는 길이었으므로. 하지만 그가 그녀의 얼굴을 본 이를 죽이고, 그것도 모자라 궁 안의 모든 이들의 눈을 멀게 했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