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날 좋아하나? 문득 떠오른 가정에 소담은 마음속으로 도리질을 쳤다. 자학에는 소질이 있지만 자뻑에 재능이 있지는 않았다. 무려 ‘하이작’ 이다. 클래식계에 신이 내린 남자 하이작. 그런 남자가 평범하디 평범한, 귀찮고 거슬린다고 했던 여자를 좋아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나 지금, 되게 불쌍해 보여요? 그래서 잘해주는 거예요?” “되게 불쌍해 보이지는 않고, 되게 예뻐 보이기는 해. 내가 널 좋아하거든.”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던 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