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보다 더 엉망인 선 자리는 없을 거다. 세진은 거울로 제 모습을 마주하고 깜짝 놀라 숨을 들이켰다. 땀이 비 오듯 흘렀는지 얼굴에는 호박처럼 잔금이 죽죽 그어진 땀 자국에 미용실에서 붙여준 가발과 속눈썹은 너덜너덜하고 심지어 눈 화장이 번졌는지 판다가 되어있었다. 이런 모습으로 선을 보러 간 거라고? 여친과 헤어졌다는 성현과 술 한잔 마시고 기억이 끊어진 세진. 분명 집에도 잘 돌아왔고 선을 잘못 본 것 외에 이상할 일이 없어야 했는데…? 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