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의 부재. 그것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적어도 그녀에게는, 저주였다. 무엇도 잊지 못한 채로 환생을 거듭하며 전쟁터만 골라 태어나는 삶은 정말이지 피곤하기 짝이 없었으니까. 끊이지 않는 매일은 언제나 같은 하루의 반복이었다. 싸우고, 피가 튀고, 비명이 쇄도하는 어지러운 삶. 평안 따윈 없었다. 아득한 허무만이 목을 죄었다. 그러던 어느 하루,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나게 되었다. 겉으로는 모든 걸 다 가진 듯 보이는 남자였다. 그런데 알고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