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석해도 됩니까?” 그는 뻔뻔했고, 태연자약했으며, 여유 넘쳤다. 한 손에 술잔을 든 채 저를 빤히 응시하는 이현과 담담하게 눈을 맞추었으니. “거절하려고 했는데요.” “안 하던데.” “할 틈은 줬고요?” “거절할까 봐.” 장난스럽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가볍지는 않은 남자. 외모까지 완벽하게 그녀의 취향이었던 남자, 그래서 이름을 알려주고 곁을 주었다. 질펀하게 어울리다 헤어져도 다시 마주칠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술 한 잔 더 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