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혜
폴라리스
4.2(571)
언제나 겨울이었다. 계절에 맞지 않는 옷, 정리되지 않은 머리, 세상을 차단하는 선글라스에 숨어 해수는 기나긴 겨울을 살고 있었다. “당신은 몰라요. 보고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내가 얼마나 비겁하게 느껴지는지.” “몰라. 나라면 날 비겁하게 생각하지 않을 거니까.” 그러니까 눈을 뜨고 날 봐, 라고 말하는 그를 만나기 전까지는. 잠시 스치는 바람일 뿐이다. 계속되지 않을 온기에 익숙해지지 말자. 수없이 다짐하고 되뇌어 보았지만, 그는 그녀의
소장 4,000원
SEOBANG
텐북
4.1(529)
손에 ‘닿는’ 건 무엇이든 읽을 수 있는 능력, 스캐너. 덕분에 러시아 최대 규모의 마피아 보스에게 납치된 지 6년 째. 그의 정부 노릇을 하고 있던 송아는 새로운 경호원 제이크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에게 ‘접촉’해야만 하는 미션이 주어지는데……? ─X됐다. 모든 계획은 완벽했다. 이제 한 달 뒤면 이 거지 같은 마피아 소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건만. “앞으로 이 남자가 내 경호원이 될 거란 소리죠?” 탈출 계획의 핵
요셉
오후
4.0(580)
싫어서가 아니었다. 그래서 더 미칠 것 같았다. 선악과에 눈이 먼 이브의 심정이 이럴까. 닿으면 안 된다는 걸 알았지만 사실 그녀는 과실을 내민 그의 손마저 핥고 싶은 심정이었다. 순수의 죽음. 야심과 양심이 뒤엉키는 사이 풋풋하고 싱그러운 사랑은 숨이 끊어진 지 오래였다. 달콤한 향에 머리가 아찔해질 즈음, 그녀는 참지 못하고 눈앞의 과실을 집어삼켰다. 그러자 남자도 단숨에 그녀를 삼킨다. 서로를 삼킨 그림자. 타락은 순식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