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를 마친 그가 가운차림으로 나와 저도 모르게 창가에 선다. 얇은 커튼을 걷어내자 어두워진 바다와 불 밝힌 연회장이 보였다. 그리고 서홍연. “하, 빌어먹을….” 결국은 또 저 여자다. 희한은 그제야 모든 걸 내려놓고 그녀를 바라보기로 했다. 어차피 붉은 점처럼 보이는 여자다. 그것도 초면이나 다름없는. 가식이 몸에 밴, 있는 집 아가씨의 표본이 아니던가? 멀리 있는 홍연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녹진해지고, 밤바람은 조금씩 서늘해진다. 어디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