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연 씨.” 시연이 태승을 바라보았다. 그는 알 수 없는 표정이었다. 비참했다. 그가 저런 표정을 짓고 있는 것도, 저런 표정의 그조차도 멋있어 보이는 자신도. 태승이 시연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혼란스러움이 가시지 않는 눈동자가 차츰 안정을 찾았다. 마침내 그가 무거운 입술을 열었다. “…책임, 지겠습니다.” 그의 말끝으로 싸한 침묵이 흘렀다. “…네?” 시연이 한 박자 늦게 되물었다. “제가 이시연 씨를 책임지겠다는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