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잊을 만큼 생각이 나면 그때 만나요, 우리.” “어디에서요?” “이 서점이 좋겠네요. 오늘처럼 눈이 오는 날, 내가 생각나면 이곳으로 와요. 나도 그렇게 할게요.” “그래요, 그렇게 해요.” “봄이 곧 올 거예요. 잘 지내요.” 시간이 흐르면 희미해지는 일들이 있고, 시간이 흐를수록 또렷해지는 일들이 있다. 어느 겨울, 지예가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별은 후자에 속했다. 지예의 사랑은 그해 겨울에 멈춰 서 있었다. 흐릿해지지도 않고, 잊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