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왕국 아르카디아가 멸망했다. 아르카디아의 고귀한 왕비 헨리에타는, 무너진 어전 앞에서 한때 자신이 지극히 사랑했던 남자를 마주한다. “오랜만이야.” 남편의 피를 뒤집어쓴 사내가 성큼성큼 다가와 우악스럽게 헨리에타의 턱을 움켜쥐었다. "지금 기분이 어때, 헨리에타?" 그러고는 송곳니를 드러내며 맹수처럼 웃는다. “네가 내팽개친 개새끼가 다시 돌아와, 네 목덜미를 물어뜯는 기분은.” *** 그래, 한때 저 남자를 열렬하게 사랑했던 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