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영
플로레뜨
4.3(87)
오래도록 짝사랑했던 소꿉친구가 죽었다. 병증을 닮았던 해묵은 사랑은 갈피를 잃고 그녀를 좀먹었다. 그렇게 남은 나날은 전부 슬픔에 잠겨 죽어 가리라, 수아는 속단했다. 어딘지 스산하고 소슬한 호랑이 그림을 침실에 들이기 전까지는. “수아야, 나야. 나 여기 있어.” 그것은 소꿉친구의 겉가죽을 뒤집어쓴 채, 밤마다 그녀의 꿈속에 찾아와 몸을 얽어 대며 사랑을 속삭였다. “나 보고 싶어 했잖아.” 젖은 입술이 귓불에 내려앉아 느른한 목소리로 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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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르시온(네륵)
플럼북
4.0(43)
“힘들어했던 거 알아. 그런데 멈출 수가 없었어.” 숲의 괴물에게 바칠 제물로 선정되어 오두막에서 눈가리개를 한 채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아일라. 그때 누군가 그녀에게 다가오고, 그녀에게 가벼운 키스를 한다. 깜짝 놀란 것도 잠시, 아일라는 자리를 떠나려고 하는 그에게 두고 가지 말라고, 차라리 자신을 죽이고 가라고 울부짖는다. 숲의 괴물과 제물로서 만난 두 사람의 관계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의 만남으로 인해 오랫동안 마을에
소장 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