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은 때때로 그날을 떠올렸다. 서도연, 여자애, 반쪽짜리, 바다 어딘가에 잠겨 드는 섬 같았던. “우리 어쩌다 한 번 봤었어.” “아는 척하지 마. 걷어차이고 싶지 않으면.” ……뭐야, 이 계집애? 지지 않으려고 서로에게 오기를 부렸던 17살. 10년간 이어질 유구한 원수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죽어도 나랑 결혼할 생각은 없나 보네.” “나한테 너 여자 아니야.” “나한테 넌 가끔 인간도 아니야.” 개와 고양이, N극과 S극, 오른쪽과 왼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