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사귀었던 A와 헤어진 소현은 여전히 A를 잊지 못한 채 무의미하게 살아간다. 후유증 때문에 활력을 잃어버린 소현에게 K잡지사가 겨우겨우 따낸 한 화가의 인터뷰는 그냥 성가신 일거리일 뿐이었다. 형식적인 취재를 하려던 소현은, 그렇게 A와 분위기가 비슷한 태현과 마주한다. “왜 그렇게 누구에게 기대는 것을 싫어하세요?” “아무도 못 믿어요, 저는. 친절, 배려, 박애, 그럴 듯하지만 다 의도가 있죠. 속고 속이고, 상처주고 배신하고.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