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정말 우연이었다. 하녀 헤르미스가 다른 어린 하녀에게 체벌을 내리는 장면을 본 것뿐이었다. 그리고 그날, 리베른 공작은 평생 불구라고 믿었던 자신의 성 정체성을 깨닫게 되었다. 저 희고 가냘픈 손이 마치 지금 소녀에게 하듯 무자비하게 자신을 때린다면, 도도하게 치켜 올라간 눈매로 자신을 쏘아본다면, 붉은 입술로 자신의 버릇없음을 탓하며 비난한다면! 별안간 아랫도리에 묵직한 느낌이 돌았다. 그는 무심코 시선을 내렸다. 이제껏 평생 쓸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