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서얼 출신의 패역무도한 장사꾼 ‘운현’ 여태까지 이런 사내는 본 적이 없었다. 기개 높은 선비처럼 고결한 풍모를 지녔으면서도 그 안에 서린 잔혹하고 무시무시한 기운은 서소문 밖 네거리에서 죄인의 목을 베는 살수(殺手)의 그것과도 같았다. 반가의 규방 처녀에서 하루아침에 노비로 전락한 여인 ‘온희’ 묘하게 신경을 자극하는 사대부 반가 출신의 노비 계집이었다. 아니. 사납게 정신을 산란시키는, 고고하고 품격 높아 재수 옴 붙은 계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