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함부로 마음이 마음에게 전하는 것들을 생각한다. 함부로 그리움이 번지고 사랑이 피어나고 슬픔과 기쁨을 함께하는 일들. 함부로 마음이 마음에게 전하는 모든 것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 홍은동에 집을 산 건 다분히 충동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그만큼 남자는 무료했고, 때마침 마주한 서은에게 말을 걸었을 뿐이다. ‘오랜만이네.’ ‘…….’ ‘기억 안 나는 건가?’ 오만하고 도도했던 여자는 눈빛마저 침착하고 단정하였는데, 주혁은 여전히 그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