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의 딸. 철저하게 대한그룹에 종속된 삶이었다. 숨 막히는 강압과 차별 속에 모든 걸 집안의 결정에 따라야 했다. 물론 결혼도 예외는 아니었다. 끔찍한 정략결혼을 피해 도망친 스페인. 수연은 그곳에서 위험한 남자와 뜨거운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우리 하나만 약속해요. 이 미친 일탈은 오늘 밤으로 끝이에요. 다시는 연락하는 일도, 만나는 일도 없는 거예요.” 그의 눈매가 미세하게 가늘어졌다. 흑요석 같은 눈동자에 오만함이 일렁거렸다. “글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