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뻘건 불꽃이 혀를 날름대며 나무 기둥을 삼키고, 그 안에 갇힌 내 어미의 생명이 꺼지던 날, 나는 에시엣의 종이기를 포기했다. 교황을 죽일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주도하고, 철저히 방관하고 종내는 반발마저 창칼로 밟아 꺼뜨린 그 잔혹한 에시엣의 첫 번째 종을. 마녀사냥으로 인해 어머니를 잃은 카야 맥노프. 교황을 죽이겠다는 일념으로 사제가 되어 신전에 들어온 그녀는 금지 구역에서 눈에 벌꿀을 떠 넣은 것 같은 매혹적인 소년, 레미엘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