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짝사랑하는 아내 오수아가 사라졌다. 그녀는 처음부터 이 집에서 살지 않았던 사람처럼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화장대 위, 반짝이는 결혼반지만이 두 사람의 1년을 말해주고 있었다. 입술이 닿을 듯 가까웠고 그에게서 짙은 술 냄새가 풍겼다. 언제나처럼 차갑게 수아를 바라봤다. “주정뱅이랑은 상대 안 한다 이겁니까?” “내가 잘못했어요. 지혁 씨, 제발 마음 풀어요.” “어떻게, 풀까?” “뭐든 할게요. 원하는 건 뭐든지 할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