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하나
ROO
총 2권완결
4.4(2,489)
“나 지쳤어. 그만하고 싶어, 이제.” 비스듬 도욱이 고개를 비틀었다. 미묘히 짙은 눈썹을 들었다. 그게 무슨 뜻이냐는 듯. “너랑 나 십오 년을 함께했고 사귄 지는 팔 년이잖아.” “겨우 팔 년.” “그래, 팔 년씩이나.” 도욱의 눈이 무섭도록 가라앉는다. 그 눈을 하고 “준희야.” 다정히 준희를 불렀다. “내가 오늘 술 취해서 삐졌구나. 술에 절은 채로 밤늦게 불러내서 화났어? 안 그럴게. 존나 말 잘 들을게. 좀 봐줘. 네가 연락을 안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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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오웅
딤라잇
3.9(49)
순간 멈춘 흔들림에 루시아가 그의 가슴팍에 파묻혀 있던 얼굴을 살짝 들었다. 눈처럼 하얗고 고운 피부는 열감에 젖어 생기가 일었고 입술은 그와의 잦은 부딪힘에 붉다 못해 퉁퉁 부어 새빨개져 있었고, 눈가엔 눈물이 얼룩져 있었다. 어딘가 몽롱해져 있는 눈빛이 나른하고 야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들의 몸은 아직 연결되어 있었다. 루시아가 점점 커지는 헤르셀에 놀라 그의 어깨에 얼굴을 비비고 울먹이며 애원했다. “헤르으…….” 그 부름이 방아쇠였다.
소장 3,200원
하이
늘솔 북스
2.7(3)
“무슨 일이든 시켜만 주시면 할 수 있어요! 앞이 보이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습니다.” 그녀의 간곡한 부탁에 라이언은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다소 무거운 표정이 되어 그녀를 다시 찬찬히 살펴보며 되물었다. “내가 무슨 일을 시킬 줄 알고, 겁 없이…… 그렇게 말해요?” 당황한 그녀는 그녀의 목숨 줄 같은 시각 장애인 스틱을 땅에 떨어뜨렸다. 그리고는 또 줍지를 못하고 바닥에 손을 더듬고 있는 것을 라이언이 나서서 주워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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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열매
피우리
3.4(5)
“너 성공하면 나 이런 집에서 살게 해 줘.” “그래.” “…….” “…대신 나도 같이 살면 안 돼?” “흐음. 좋아. 이렇게 우리 셋이 쭉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그럼… 같이 사는 거다?” “응! 그래, 꼭 그러자!” 처음 혁에게 은영의 집은 그저 친모의 학대를 피하고자 온, 도피처일 뿐이었다. 하지만 은영과 그녀의 어머니를 통해 알게 된 정으로 은영의 집은 영원히 함께 살고 싶은 공간이 된다. 그러나 친모의 욕심으로 모든 걸 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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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버들
와이엠북스
4.6(10)
“우리, 내기할까?” “뭐?” “10년 안에 우리가 우연이라도 만나게 된다면……” “그땐 넌 내 거야. 절대 놔주지 않을 거야.” 소녀는 소년의 제안을 거부할 수 없었다. 그리고 10년. 어른이 된 다인은 그것을 철없는 시절에 한 의미 없는 내기라 여겼다. 그는 오지 않는다고. 그런 우연 따위 일어나지 않는다고. 그랬는데……. “오늘 엄청 예쁘다. 꼭, 결혼식 앞둔 신부 같네.” 그를 만나 버렸다. “보고 싶었어. 죽을 만큼.” “……윤……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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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리
하늘꽃
3.6(17)
- 본문 中 선명한 꿈은 현실을 착각하게 만든다. 오늘이 그랬다. 아주 오래전 어느 날이었는데 너무도 선명했다. 눈 부신 햇살은 마치 운동회날 아침과 같았다. 너를 오래도록 싫어하게 된 그 날. 언제 일어났는지 자기 집인 양, 집안을 휘젓고 돌아다니는 유준이 눈엣가시처럼 거슬렸다. “실수였어.” 하지만 유준은 그런 지우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는 듯, 여상한 얼굴로 냉장고에서 물병을 꺼냈다. 쪼르르. 물이 따라지는 소리 말고는 아무런 소리도 들
소장 2,400원
3.5(4)
헌신하면 헌신짝이 된다는 말처럼 헌신하는 태도 때문에 또 차인 그녀, 은솔. 다음 연애는 즐기기만 하겠노라 결심한 그녀의 앞에 그녀가 차인 꼴을 목격했던 남자, 은혁이 나타난다. 아무 말 없이 사라진 연인을 여전히 잊지 못한 은혁은 연인의 행방을 알고 있을 아버지를 자극하기 위해 그녀에게 가짜 연애를 제의해 오는데…. “합시다, 나랑.” “뭐, 뭘요?” “…….” “지금 무슨 소릴 하시는 거예요?” “합시다, 나랑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수예
텐북
4.1(107)
“이것도 꿈이라고 생각해.” “……싫어. 이게 어떻게 꿈이야.” “그럼 일탈이라고 하자.” 부드럽게 입술이 맞닿고, 벌어진 틈새로 혀가 얽혔다. 어느새 빗소리가 귓가에서 멀어졌다. 들리는 건 오로지 서로의 숨소리뿐이고 느껴지는 건 서로의 따스한 온기뿐이었다. “그만하라고 해.” “싫어. 계속해.” “내가 무슨 짓을 할 줄 알고?” “……뭐든 괜찮아. 너니까.” 나의 모든 것을 다 내어줄 만큼 그를 사랑했다. 자그마한 단추가 그의 손길에 툭, 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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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에피루스
3.5(6)
별안간 제멋대로 이별을 고하고 떠나더니 또 별안간 나타나 재회하자고 조르는 전남친, 미윤. 가진은 어린 게 어린 티를 내나 싶은 연하남, 미윤에게 쓴 맛을 보여 주리라 다짐하며 몸‘만’ 받아 주겠다고 선언하는데... “네가 좋아서가 아니야! 널 용서하는 것도 아니고! 이건 그저 단지 본능일 뿐이야!” 가진은 미윤의 목을 감싸 안으며 두 눈을 감고 키스를 했다. 접착제를 바른 것처럼 입술은 떨어지지 않고 서로의 입술을 빨았다. 입술의 수분이 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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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유
오렌지트랙
3.7(3)
핸들에 손을 올린 채, 한 남자가 안에서 두 사람을 지그시 바라봤다. 비어있는 옆 좌석 사이로 창밖의 장면이 가슴을 아프게 파고들었다. 시종일관 회사에서 보여준 차가운 모습과 달리 슬픈 표정을 한 윤재가 그들이 있던 자리를 바라봤다. “난 당신의 그림자가 아니야.” 조금 전, 자신의 사무실에서 이별을 고한 여자가 들려준 한마디는 언젠가 은호가 한 것을 그대로 닮아있었다. “난 형의 그림자가 아니야.” 울 것 같은 눈으로 덤덤하게 뱉던 그 옛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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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51화완결
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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