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의 봄은 혼란의 가운데에 서 있었지만, 최주원이 있었기에 더없이 싱그러웠다. “자.” 연주가 농구를 마친 주원에게 손수건을 내밀었다. “웬일이야?” “웬일은. 그냥, 뭐. 네가 내 뒤에 앉으니까. 뭐, 내가 청각에 예민하기도 하고. 아니, 근데 같은 반 친구들끼리 이 정도도 못 해주나?” 그때 주원이 몸을 굽혔다. 흡, 연주가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 바로 앞에서 눈높이를 맞추고 있는 주원이 보였다. 무감해 보이던 표정 위로 언뜻 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