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람, 서른여덟 살에 말기폐암 환자가 됐다. 시한부가 됐어도 큰 미련이나 유감도 없는 시시한 삶을 살았다. 그러나 그녀를 죽음으로 몰고 간 건 병이 아닌 매일 출퇴근길에 지나치던 옹벽이었다! “어이쿠, 늦어버렸네.” 무너진 옹벽에 깔려 죽어가던 홍람의 앞에 그런 말을 하며 나타난 존재. “내 현손을 구해준 보답을 하려고 했는데 공교롭게 됐어. 늙으면 이래서 문제라니까.” 그것은 기이하도록 아름다운 산호색의 ‘도마뱀’이었다. 한 마리의 도마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