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가끔은 도마뱀이 되고 싶을 때가 있다. 적에게 잡히지 않도록 제 꼬리를 댕강 잘라 버리고 곤란스러운 위험을 피해 어디론가로 도망치는 도마뱀처럼 사라지고 싶은 시간이. 하연에겐 지금이 그런 순간이었다. 맞선 상대로 나와 마주 앉은 강지태라는 남자의 예리한 눈빛에 그녀는 질식할 것 같았다. “제 코가 석 자인 양반은 품위를 유지할 돈이 없고 가진 게 돈뿐인 상놈 출신 만석꾼은 이제 명예를 가지고 싶어 하지. 양반 족보 사들이려는 게 이 맞선
소장 3,300원
갑작스레 연이어 닥친 불행으로 혼자가 된 은조. 그녀는 선친 윤석의 친우 대륜의 제안으로 그의 아들 재엽과 맞선을 봐 결혼한다. 사랑 없이 시작했어도 둘은 여태껏 제법 괜찮게 지내 왔다. 2주 전 그날,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아무리 저랑 사랑 없이 결혼한 거라 해도, 당신이 그럴 줄은 몰랐어요.” “그게 무슨 말이야? 아니야, 오해라고.” 해명하길 원하는 재엽과의 모든 교류를 거부하며 각방살이를 시작한 은조. 말이라도 붙이려 들면 달아나고
소장 1,000원
이건 내 맞선이야! 절대 포기 못해! 2년 전 함께 살던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 세희는 아버지라는 사람이 찾아와 그의 집에서 살게 된다. 엄마와 이혼을 한 후로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던 아버지의 존재. 아버지라는 온기가 그리워 찾아간 집. 그러나 그곳은 끝도 없이 그녀를 나락으로 빠져들게 하는 늪이었다. 아버지의 갤러리에서 일을 시작하고 몇 달 지나지 않아 회계 조작과 비자금 조성의 누명을 쓰고 이복동생 대신 유죄 판결을 받고 8개월을 복역하고
소장 300원전권 소장 11,400원
“사모님 축하합니다. 4주 되셨어요.” 사랑 없는 결혼이었지만 아내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고 믿었다. 처음과 다른 도훈의 모습에서 진심을 느꼈으니까. 어쩌면 아이의 존재를 좋아해 주지 않을까. 평생 원했던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싶었던 소망을 부풀었던 것도 잠시. “이혼하자고, 우리.” “이해가 잘…….” “설마, 진짜 사랑이라도 바란 건 아니겠지?” 꿈꿔 왔던 행복하고 평범한 가족의 모습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도훈을 사랑하기에 맡게 된 호텔 리
소장 3,800원전권 소장 7,600원
[퇴짜 맞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간 소개팅이었다. 그런데 뜻밖에 이상형을 만났다.] “안녕하세요, 강태인입니다.” 여자는 지구라는 행성에 잘못 떨어진 외계의 공주 같은 얼굴로 태인을 빤히 올려다보았다. 그 눈은 뭐랄까, 갈색의 청명한 호수 같았다. 맑고 깊은 그 눈동자는 첫 시선부터 중독성을 발휘했다. 야무지게 다문 입술이 조금씩 벌어졌다. 그는 그 입술 사이로 흘러나올 말을 상상해보았다. 반갑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뭐든 좋다. “누
소장 400원전권 소장 5,800원
임용고시에 합격만 하면 매일 여행 다니며 놀기만 하려던 세진은 여러 사람의 강요에 못 이겨 처음으로 맞선을 보게 된다. 그런데 남자가, 꽤 괜찮다. 자유를 포기하자니 꽃다운 나이가 아깝고 결혼을 포기하자니 남자가 심하게 아깝다고나 할까. 계략인지 인연인지는 모르겠지만 결혼부터 임신까지 계획대로 되는 것이 없다. 하지만 잘생기고 나한테만 다정한 남편이 밤이 되면 더 성실하니 전생에 나라를 여럿 구했다는 시기와 질투를 한 몸에 받으며 나름 아내로,
“일주일에 세 번 집으로 와요. 오늘처럼, 그 집으로.” 대학 졸업 후 처음으로 일하게 된 수목원에서 우연히 알게 된 동생 혜정의 재촉으로 나갔던 맞선. 남자를 본 순간 첫눈에 사로잡혔지만, 자신과 다른 위치에 있음을 깨닫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는데 다시 마주치다니. 그는 수목원의 실소유자이자 현강 그룹의 한이재였다. “미리 말하지 그랬어요. 윤서안 씨 부탁이라면 들어줬을지도 모르는데.” 서안이 수레국화 축제를 기획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재는
소장 3,400원전권 소장 10,200원
“진짜 못된 게 뭔지 보여 줄까.” 아직 때가 아니었다. 아직 멀었다. 더 성공해야 했다. 그에게는 꿈이 있었다. 지금은 어색하지만 적어도 5년 뒤에는 그와 그녀가 그 누구보다 서로에게 익숙한 부부가 돼 있을 거라고 믿었다. 아내가 쫓겨나며 빼앗겼던 몫을 반드시 찾아와 내 아이에게 물려줄 것이다. 아내는 그것 때문에 자신을 선택했을 테니까. 그녀는 그녀 자리에서 아내 역할에 충실하고, 자신은 이곳에서 남편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그리고 누구보다
소장 3,600원전권 소장 10,800원
“사모님 일입니다. 우연치고는 참 기막히죠?” 은조라는 말에 걸음을 멈췄다. 무심하게 흐르는 눈동자가 찌를 듯 기자를 응시했다. 기자가 옛날에 있었던 사건을 들추는 의도는 뻔했다. 관심을 끌 수 있는 기삿거리를 쓰겠다는 건데, 그건 안 될 일이었다. "내 아내를 건드리는 건 실수야. 아내가 다치면 누구도 용서하지 않아." 선의의 딸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져도. 내 아내는 강은조일 뿐, 강은조가 누구의 딸인지는 중요하지 않아. 살면서 단 한 번도
소장 3,000원전권 소장 9,000원
일련의 사건으로 갈 곳이 없어진 해온. 그런 그녀에게 다가온 구원의 손길. “……팀장님이 왜?” “뭐, 동료애쯤으로 정리합시다.” 정확한 발음으로 ‘동료’라며 깔끔하게 선을 긋던 남자가 어느 날 다른 제안을 해온다. “우리 사귈래요?” “……네? 지금 뭘 하자고…….” “사귀자고. 나랑. 결혼을 전제로 하면 더 좋고.” 당장 살 집이 필요한 여자, 윤해온과 당장 결혼이 필요한 남자, 김도욱의 맞선과 동거 그리고 계약 연애로 이어지는 콩닥콩닥 가
소장 500원전권 소장 6,900원
기억을 잃은 여자와 그녀와의 추억 하나에 평생을 건 남자. 그녀는 모르겠지만 이건 17년 만의 재회였다. “그러고 보니 통성명도 안했네.” 남자는 한쪽 입꼬리를 비죽 끌어당기며 말했다. “류태열, 나이는 서른 하나.” 어딘가 권태로워 보이기도 하고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 같기도 한 까만 눈. “직업은, 그냥 회사 다녀.” 그냥이란 수식어가 어울릴 남자는 아니었다. 오히려 적당히 일괄한 자기소개가 더욱 거만하게 느껴지는데. “해린이는?” 장난
소장 2,500원전권 소장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