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선희
다향
3.6(9)
“죽으면, 그때 생각해 볼게.” 끈덕지게 진동하던 휴대전화를 받아 든 여자가 싸늘하게 말했다. 공항. 쭈그려 앉아 얼굴을 묻고 울던 바로 그 여자. 한은 자신의 칵테일바에서 마주친 여자가 낯설지 않은 이유를 떠올렸다. “우리 그럼 같이 있을 수 있어?” 턱을 괸 채 코앞까지 얼굴을 들이민 한이 물었다. “글쎄.” 정원의 시선이 살짝 아래로 떨어지며 침이 넘어간다. 이건 칵테일 때문일까. 아니면 한의 입술 때문일까? 어쩌면 지난 시간은 너를 내
소장 3,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