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겁먹은 눈으로 센 척 당돌하게 대답하는 해라를 휘건이 뚫어지라 직시했다. 마치 아귀의 입처럼 저를 단숨에 집어삼킬 듯한 그 눈빛에 등골이 오싹해졌지만, 해라는 가까스로 피하지 않았다. “예상을 자꾸 빗나가네요.” “…….” “당신이.” 그의 입꼬리가 호를 그리듯 말아 올라갔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저 미소가 왜 이리도 불길한 건지. 해라의 다갈색 눈동자가 희미하게 흔들렸다. “날 보자마자 도망칠 줄 알았거든.” 우아하게 꼬아 올린 다리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