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사랑’ 하자.”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이상한 말들만 늘어놓던 그는 결국 이상하다 못해 기이한 말을 내뱉고야 말았다. “언제 한 사람이 떠나도 눈물 없이 보낼 수 있는 그런 ‘사랑’을 하자고. 마음 주고 몸 주면서 하는 ‘사랑’이 아니라, 몸은 주되 마음은 어두운 빗장에 가둬놓고 절대 꺼내 보이지 않는 그런 ‘사랑’ 말이야.” “해보죠, 그 제안.” 동시에, 그가 내 삶으로 걸어 들어왔다. 내 전부를 깊어서 끝이 보이지 않는 구렁텅이에 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