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웅장한 악기를 관통하며 나오는 환상적인 로맨스. 그 감미로운 선율이 태영의 귓바퀴를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연주가 클라이맥스에 달하자 남자의 머릿결이 굽이쳤다. ‘저 예술가의 두 귀와 눈. 휘몰아치는 저 손가락을 오롯이 내 것으로 소유하고 싶다.’ 태영은 뜨거워지는 몸을 어쩌지 못해 얼굴이 달아올랐다. “하아, 왜 이렇게 급해요.” “내 기분 맞추려던 거 아니었어?” “……조금만 천천히요.” 태영은 초조해 미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