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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들다작품 소개

<물들다> 〈강추!〉[종이책2쇄증판]여덟 살의 이소혜는, 울 수도, 아프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 그 때 오빠의 친구가 그녀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스물넷의 이소혜는, 여전히 악몽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욕심내지 않아도, 알아주지 않아도, 미친듯이 뜨겁지 않아도 꾸준히 통증을 일으키며 심장을 뛰게 하는 서원우를 마음에 품고 있었다. 서원우는 약았다고 할 정도로 영민하고, 무섭게 여겨질 만큼 냉정했고, 속을 알 수 없을 만큼 정중해서 소름 끼쳤다.

"난 이조강의 친구고, 넌 이조강이 끔찍하게 사랑하는 여동생이니까."

이소혜가 아니라, 이조강의 여동생이기에 가능한 배려. 여동생이라면 죽고 못 사는 친구를 위한 쓸데없는 배려. 다정하지만 아프기만 한 배려.

"네. 고마워요."

소혜는 거기서 만족하기로 했다.

어둠속양초(이채영)의 로맨스 장편 소설 『물들다』.


출판사 서평

<본문 중에서>

“아무래도 가봐야겠어요.”
“잠시만.”
돌아서던 소혜가 몸을 틀어 원우를 보았다.
“내일 별 일 없으면 점심 때 회사로 놀러와.”
의아한 눈으로 소혜가 그를 바라보았다. 인턴을 하는 동안 한 번도 아는 척을 한 적 없던 그였다.
“데이트 신청이야.”
“내일도요?”
“그런 걸로 놀라지 마. 모레도 보자고 할 거니까. 이것도 데이트 신청이야.”그 답지 않게 빙빙 둘러 이야기 하고 있었다. 난처한 듯 찌푸린 미간을 문지르던 그가 이내 결심한 듯 평소의 덤덤한 표정으로 돌아와 말했다.
“결혼 전까지 남은 4개월 연애하자는 거야.”
“…….”
“남들처럼 손도 잡고, 여행도 가고, 데이트도 하고 그렇게. 4개월을 4년처럼.”
소혜가 멍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이런 말을 서원우가 할 수 있구나. 말수가 적고 직설적인 그가 이런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었구나. 그녀는 수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큰 손이 그녀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은 후 떨어졌다. 소혜는 꾸벅 인사를 한 후 문 밖으로 나왔다.
쿵, 쿵. 계단을 뛰어오르는 그녀의 발소리가 세찼다.
쿵, 쿵. 그녀의 심장소리는 더욱 세찼다.
이내 뜀박질 소리가 합쳐져 천지를 울릴 듯 했다. 서원우의 손이 스쳤던 곳을 다시 한 번 만져본 소혜는 더 커진 심장 박동소리를 그가 들을 세라, 계단을 더 쿵쿵 밟아야했다.


저자 프로필

이채영

2015.04.20.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어둠속양초(이채영)

거주지: 편애(http://cafe.naver.com/oneromance)
블로그: http://blog.naver.com/suiuli135
종이책 출간작: 스타일리스트, 바람둥이와 바람둥이, 사소한 로맨스, 물들다
이북 출간작: 그들의 전쟁, 지금 이 순간 , 물들다, 사소한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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