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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초대작품 소개

<달콤한 초대> 차강석

홍대에서 ‘스윗 드림’이라는 디저트 카페를 운영 중인 유명 쉐프.
어느 날 갑자기 지하의 연습실로 굴러들어온 ‘미남 밴드’라는 떨거지들과 부딪친다.
죄다 사내자식들인 줄 알았는데 하필이면 그 중에 주먹질에 맞은 녀석이 여자였다.

윤이나

대학 4학년. 집에는 취업준비 중이라 속이고 밴드에 들어가 드럼을 연주중이다.
‘밴드대첩’에서 입상하는 것만이 그녀의 유일한 희망이요 꿈이었다.
거짓말이 나쁘다는 건 알지만 이건 정말 불가항력이었다. 게다가 이건 꼭 누군가를
해코지 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본문 중에서>


“어쭈. 이 자식이. 해 보자 이거냐?”
오준도 덩달아 강석의 셔츠 가슴팍을 움켜쥐었다. 스타일리시한 진 위에 걸쳐 입은 검은색 셔츠가 단번에 말려 올라가자 방금 화보에서 빠져나온 것 같던 남자의 매끈한 옷맵시가 구겨지고 말았다. 서로의 멱살을 잡은 두 남자의 팔뚝에서 힘줄이 불끈 솟았다.
“아이. 진짜 좀 말려들 봐요.”
오준과 강석 사이에 끼인 이나가 멀찍이 서 있는 두 사람에게 구원요청을 했지만, 미남은 괜히 끼어들었다가 쓸 데 없이 휘두른 주먹에 맞을까 몸을 사리는 중이었고 은혁도 이런 생산적이지 못한 일엔 끼어들고 싶지 않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무식하게 저게 뭐하는 짓인가?
돕고 싶은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그는 그저 서로 얽혀 멱살을 잡은 남자들을 경멸 섞인 시선으로 쳐다 볼 뿐이었다.
“말로 할 때 이거 놔라.”
강석이 눈을 부라렸다.
척 보아도 자신보다 한참 아래인 것 같은데. 초면에 멱살잡이라니. 기가 막혀서.
“그쪽이 먼저 놓지?”
오준도 지지 않았다.
키야 엇비슷했지만 뼈대는 자신이 저치보다 훨씬 굵다.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아니, 진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맞붙어야하는 순간이었다. 사내자식이 돼서 대놓고 자신을 모욕하는 상대에게 고개를 숙일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래? 누가 먼저 놓는지 볼까?”
“왜들 이래요? 계약서 보여드릴 테니 그만들 해요.”
“필요 없어.”
강석이 낮게 으르렁거렸다.
“야. 그걸 왜 보여줘?”
오준도 덩달아 화를 냈다.
“아. 진짜 좀 그만들 해요.”
이나가 강석의 멱살을 잡은 오준의 손을 풀려고 애를 쓰자 이번엔 오준이 으르렁대었다.
“야. 윤이나. 너 뭐야? 그거 안 놔? 너 누구 편이냐?”
오준이 이나의 손을 뿌리치려고 팔을 흔들어대자 강석의 몸이 휘청거렸다. 오준은 뼈대가 굵고 힘이 좋았다. 생긴 것도 곰이었지만 힘도 곰 같았다.
“뭐야? 너. 땅꼬마까지 2대 1이야? 이런 비겁한 자식들.”
강석이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 어린놈이 흔드는 대로 몸이 휘청거리는 바람에 자존심이 상해 참을 수가 없었다.
“이씨. 뭔 아귀힘이 이렇게 세요? 얼른 못 놔요?”
찌익.
옷 찢어지는 소리에 세 사람은 순간 정지상태가 되었다.
강석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강석의 셔츠 가슴팍이 오준의 손아귀에 잡힌 채 찢어지는 바람에 맨살이 그대로 드러나고 말았다.
“이 자식들이.”
머리 꼭대기까지 화가 난 강석이 오준을 잡았던 손을 놓고는 이나에게 펀치를 날렸다. ‘퍽’ 하는 소리가 제대로 났다. 가늘가늘한 몸이 휙 날아가 바닥에 툭 떨어졌다. 그와 동시에 놀란 남자들의 입에서 제각각 비명이 터졌다.
“와악.”
미남이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았다.
“이나야.”
오준은 안색이 창백해졌다.
“헉.”
혹시 죽은 거 아닐까? 은혁은 속으로 생각했다. 강석을 제외한 세 남자의 얼굴이 경악으로 굳어졌다.
“이 자식. 너. 여자를…….”
“여자를.”
“여자를 쳤어.”
세 남자가 동시에 강석에게 달려들었다.
여자? 여자라니. 억지를 부려도 정도가 있지. 강석은 순간 머릿속이 엉키는 기분이었다.
“뭐? 여, 여자?”
강석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말도 안 된다. 저게 어딜 봐서.
“……잠깐만요. 동작 그만.”
저만치 날아가 쓰러졌던 이나가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그래. 여자. 이 짐승아.”
“여자잖아.”
“여자를 치다니.”
세 남자가 동시에 호통을 치며 강석을 몰아붙였다. 세 사람은 강석의 찢어진 셔츠를 번개 같이 훑었다. 저 정도 간지면 분명 상당한 고급품이다.
저런 걸 물어줄 돈 따위, 자신들에겐 결단코 없다.
“어, 어딜 봐서 저게 여자야?”
강석은 억울했다. 아직 어리긴 하지만 저 비주얼은 분명 남자다. 아무리 그래도 자신이 여자와 남자도 구분을 못할 리는 없다. 그 목소리나 표정, 움직임은 사내애가 분명했다.
“뭐? 척 봐도 여자구만. 무슨 소리야?”
오준이 먼저 억지를 썼다.
“그래. 윤이나는 우리 밴드의 마스코트란 말이야.”
미남이 재빠르게 덧붙였다. 졸지에 이나는 미남밴드의 마스코트가 되었다.
“그, 그래. 어쨌든 자세히 보면 여자야.”
은혁은 달리 적당한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는 임기응변이 부족한 남자였다.
“어쨌든 여자라고.”
“그래. 어쩔 거야?”
“어쩔 거냐고.”
세 사람은 자해 공갈단이라도 되는 것처럼 호흡이 딱딱 들어맞았다. 정신이 없는 와중에서도 이나는 이 세 남자가 진정으로 부끄러웠다.

***

“겨우살이 나무 아래서 싸우면 되겠어요? 전쟁 중에 적군하고 마주쳤을 때도 싸우지 않는다면서.”
“그건 남자끼리의 관습이지. 우리는 남녀잖아.”
남녀. 그건 설마 키스라도 하겠다는 말인가? 이나가 웃음을 터뜨렸다.
“에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말이 되는지 안 되는지 어디 한 번 해볼래?”
강석이 성큼 앞으로 다가서자 이나의 얼굴이 그가 드리우는 그림자로 어두워졌다. 아차 하는 사이 강석이 몸을 굽혀 이나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초콜릿 냄새. 순간 강석의 몸에서 초콜릿 향이 풍겼다. 부드럽고 깊은 달콤한 향기가. 그 때문이었을까? 이나의 눈이 스르르 감겼다.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인가 싶었지만 생각과는 달리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강석의 입술은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그저 입술이 마주 닿았을 뿐인데 온몸의 피가 단숨에 들끓는 기분이었다.
덜컹. 부엌의 비상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바람 때문인가?
“강석 씨. 그렇게 계산만 하고 가버리는 법이 어딨어요? 그러면 우리가 너무 미안하잖……어, 어맛.”
주나경의 목소리였다. 강석이 이나에게로 기울였던 몸을 돌려 뒤를 돌아보자 강석의 몸 너머로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는 주나경의 얼굴이 보였다. 그녀는 정작 당사자인 두 사람보다 더 놀란 표정이었다.
“죄, 죄송해요.”
주나경은 그러지 않아도 큰 눈을 활짝 뜨고는 혼이 쑥 빠진 표정을 짓고는 몸을 돌려 열려있는 문 밖으로 나가려하고 있었다. 볼이 발그레 한 건 술을 마신 건지 방금 본 장면 때문에 얼굴을 붉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이나는 전자이길 바랬다.
“아니에요. 생각하시는 그런 거 절대, 절대 아니에요.”
이나가 나경을 향해 필사적으로 소리쳤다.
“네?”
“이건 그냥 접촉사고 같은 거예요. 입술끼리 부딪친 거. 무슨 말인지 알겠죠?”
강석이 이마를 찡그렸다.
“쉐프 님이 발을 삐끗해서 그만. 아하하.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

“따뜻한 거 한 잔 줄 테니까 잠깐 올라와.”
그가 눈으로 위층을 가리켰다.
따뜻한 거.
첫날 그에게 대접 받았던 민트 핫 초콜릿이 떠올라 마음이 흔들렸지만 간신히 혹하는 마음을 다잡았다.
애도 아닌데. 먹을 거에 넘어갈 수는 없지.
“제가 뭘 믿고 거길 올라간답니까?”
저도 모르게 남자애 같은 말투가 툭 튀어 나왔다.
“뭐?”
“그렇잖아요. 저 번에도. 허락도 없이. 음, 그 뭐시냐. 그래놓고는 사과도 안 하고 이제야 나타나가지고선. 사과하실 거예요?”
사실. 이나는 그 후로 며칠간이나 강석이 뭔가 말을 하러 오지 않을까 기다렸다. 적어도 사과라도.
“사과? 왜?”
차이나 칼라가 달린 검은 쉐프 자켓에 검은색 모직 팬츠를 입은 강석은 멋짐멋짐 열매라도 먹었는지 브로마이드에서 쏙 빠져나온 모델처럼 멋진 모습을 하고 있었다. CHA KANG SEOK. 영문으로 수놓은 그의 이름조차 왼쪽 가슴팍에서 당당하게 빛을 발한다. 빨간색 수실로 새겨진 그 이름은 마치 ‘나는 내가 차강석인 게 자랑스러워.’ 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우와. 뻔뻔하긴. 진짜 최강이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을 좀 해 봐요. 왜 사과를 해야 되는지.”
“그쪽도 싫지 않았잖아.”
“뭐욧?”
아. 혈압. 이나는 오른 손으로 뒷목을 잡았다.
“그, 그거야. 너무 당황스러워서 꼼짝을 못한 거거든요?”
사실. 그건 억지다. 싫지 않았다는 그의 말이 어쩌면 더 진실과 가깝다. 하지만 그렇다고 솔직히 인정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왜? 그게 부끄러워? 그리고 도대체 사과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건데? 사과하면 있었던 일이 없었던 게 되나?”
“그, 그야.”
물론. 없었던 일이 되는 건 아니다. 지금도 입술에 와 닿던 그의 부드러운 입술의 감촉과 은근히 입술을 눌러오던 그 느낌이 생생하다. 사과를 받는다고 그 선명한 기억이 사라질 리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도둑키스를 하고도 사과도 않는 남자를 뭘 믿고 따라가요? 또 그럼 어쩌려고.”
저번엔 방심하다가 당했다지만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할 생각 따윈 없다. 이나는 눈에 힘을 ‘팍’ 주고 강석을 노려보았다.
“그 얘기를 하자는 거야. 지금.”
진지하게 눈을 맞추고 강석이 말했다.
“사과는요?”
이나는 고집스럽게 물었다.
“아. 거 참. 사과 되게 좋아하는 여자로군.”
“그렇지만 물어보지도 않았잖아요. 나한테.”
“여자 남자가 일일이 입을 맞출 때마다 서로에게 물어봐야 된다고 생각해? 혹시 지금 키스 괜찮으시겠어요? 아, 키스는 좀 그렇고 입술만 살짝? 이렇게? 얼마나 깨고, 또 얼마나 없어 보여? 그런 질문이나 해대는 머저리를 누가 좋아해? 나 같으면 싫을 것 같은데. 이나 씬 안 그래?”
“그건 그렇지만…….”
그래. 일일이 물어보는 것도 이상하긴 하네. 이나는 생각하다가 고개를 흔들었다. 설득당하는 건가, 지금?
“그리고 아직 잘 모르나본데 그날 우리가 한 건 키스가 아니라 뽀뽀였다고. 그냥 뽀뽀. 혹시 그 차이 몰라? 내가 지금 키스와 뽀뽀의 차이도 모르는 여자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가?”
키스와 뽀뽀의 차이.
이나의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자 강석의 입 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뭐. 아예 모르는 건 아닌가 보네.”


저자 프로필

홍영

2016.02.03.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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