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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밤작품 소개

<아내의 밤> 한 송이의 수국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사실 관능적인 장미였다.

가냘파서 유약해 보이던 여자가,
밤이 되자 매혹적인 미소로 속삭인다.


“나, 그렇게 약하지 않아요.”


내 아내의 낮과 밤은 다르다.






-본문 중에서-



이제 그녀는 그를 보고 누워있게 됐다.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시선이 얽혀들었다.
희주가 부드럽게 입꼬리를 올리며 손을 뻗었다. 그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훑어 내리는 그의 손목에 가볍게 얹었다.
박동이 적나라하게 느껴지는 자리인지라, 서한은 순간적으로 숨을 꾹 참았다.

“여보.”
“……네.”

답하며 겨우 한 모금의 숨을 토해낼 수 있었다.

“나 안 섹시했어요?”
“……네?”

서한은 무의식적으로 드라이기를 껐다. 소음과 함께, 잘못들은 건가 싶었다.

“잘록한 허리 라인에 넘어올 거라던데.”

희주는 심각한 표정으로 자신의 허리를 쓸었다.

“라인이, 없나?”
“라, 인이요?”

당황하는 그를 아랑곳 않고 희주가 손짓했다.

“여보, 얼른 와요.”
“……희주 씨.”

그녀는 싱긋 웃으며 고개를 얕게 끄덕였다. 서한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지금의 상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눈치가 없는 사람이어야 했고 둔한 남자여야 했다. 서한은 불순한 생각을 한 자신을 탓하기로 했다. 침대를 돌아와 희주의 곁에 누웠다. 그녀가 천천히 그의 쪽으로 다시 돌아누웠다. 모르는 척, 바르게 누운 채 눈을 감았다.
이불과 몸이 쓸리는 소리가 너무나 적나라하다. 희주가 깨어있을 때, 그의 곁으로 다가온 것은 처음이었다. 팔에 가볍게 고개를 기대며 그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냥 잘 거예요?”

서한은 말을 아꼈다. 아니, 목이 매여 무슨 말을 할 수가 없다는 게 맞았다.
그러면? 그냥 안 자면?
그녀의 손이 슬그머니 그의 옆구리 쪽을 나른하게 어루만졌다.

“그만, 해요.”

서한이 덥석 그녀의 손을 잡아 내렸다. 세지 않은 힘이었지만 은근히 희주의 눈치가 보여 슬쩍 눈을 뜨며 분위기를 살폈다.
물끄러미 그를 올려다보던 시선에는 곧 웃음기가 담겼다. 가볍게 그의 손을 뿌리친 희주가 상체를 일으켜 세우며 내려다보았다.

“정말로 그만해요?”

그의 허리 사이에 자리를 잡고 앉아, 가슴을 어루만지는데…… 그것만으로도 불끈 서버려서 서한은 벌떡 일어서며 희주를 옆으로 내려앉혔다.

“이러지 말아요.”
“왜요.”

왜냐니. 미간까지 찌푸리며 입을 달싹이던 서한은 결국 알맞은 답을 찾지 못했다. 그러게, 왜일까.

“당신…… 약하니까요.”

나를 받아들이기엔, 당신을 내가 안기엔.
말하면서도 뭔가가 모래알처럼 거슬린다.
편식도 하지 않고 끼니를 거르지 않고 챙겨 먹으며, 그와의 오랜 산책도 그다지 힘들어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코피를 잘 흘리고 걸핏하면 쓰러지는 모습도 보이는 여자.
그는 아내를 잘 모르겠다. 정말 그를 받아들이기 힘들까? 단순히 체력적인 문제라면 단호하게 그렇다고 얘기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나, 그렇게 약하지 않아요.”


저자 프로필

에쉴르

2015.07.13.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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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낯선 외출]
[이 교수의 사생활]
[여우를 탐한 남자]
[잘못된 정사]
[젖은 낙인]
[재워주는 남자]
[울리고 싶은 여자]
[대리모]
[복종의 파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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