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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령의 꿈 상세페이지

로맨스 e북 19+

청령의 꿈

소장전자책 정가2,000
판매가2,000
청령의 꿈 표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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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령의 꿈작품 소개

<청령의 꿈> 여자였기에 군공을 세웠어도 토사구팽으로 죽임을 당한 유청령이 회귀를 하였습니다.

평범한 삶을 살려고 하는 그녀, 과연 그리 살 수 있을까요.





-본문 중에서-




“제가, 제가 꼭 죽어야만 하나요?”

슬펐다. 아니 그 이상으로 알 수 있는 다른 감정이 없었다. 애잔함, 처연함, 아무리 일컬어도 도무지 풀리지 않는 이 가슴을 어찌한단 말인가.

“다른 방도가…… 없구나…….”

눈에 띄게 수척해지신 양아버지의 얼굴이 안쓰럽다. 이것이 다 나 때문일 진데, 나로 인한 일인데 나는 어찌해야 할까.

그렇지만 죽기 싫었다. 살고 싶었다. 스무 해 갓 지난 짧은 인생 이대로 멈추고 싶지 않았다.

“전, 전 여인의 몸인데 어찌하여 이런 큰 벌을 내리시나요? 제가 한 것은 그저 본 것을 말했을 뿐인데, 아는 것을 말했을 뿐인데 어이해.”

“청령아…….”

“여인의 몸으로 역적으로 몰린 일례를 전 보도 듣지도 못했습니다. 나라를 세우는 것도 그 나라를 뒤엎고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것도 다 사내의 일이거든, 어이해 제가 죽어야 한단 말입니까.”

목소리가 커졌다. 그만큼 나는 이 상황을 이해하고 있지 못함일 것이다. 가슴속에서 터져 나오는 억울한 심사가 어느새 분노로 화하였지만, 그것은 내 마음의 일일 뿐이었다.

난감해하시던 내 양아버지께서도 어느새 나처럼 분노에 차 계셨다.

“그래서인 것을 모르겠느냐! 어이해 또 분통을 터트리느냐. 너는 그저 계집의 탈을 쓴 망자일 뿐이다. 아무리 여인의 변덕이 심하다 해도 너 같지 않을 것이다. 울었다 웃었다 화냈다. 너는 위험한 아이다. 그것은 네가 가장 잘 알지 않느냐. 네가 말했을 것이다. 사내만이 나라를 세우고 또 그것을 뒤집을 수 있다 했다. 그러나 너는 너 하나로 인해 수만의 생이 떠났고 또 모든 것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알지 않느냐.”

…….

나는 그저 전쟁이 옳다고 했다. 원하는 삶을 위해 진취적으로 나서는 것이 옳다 했을 뿐이다. 내가 친우라 생각했던 이들에게 그렇게 말했을 뿐이다.

하기야 사내를 친우라 여길 계집도 없겠지.

“저는 왜 이 모양으로 자라난 것일까요……, 왜 이 모양으로 생겨 먹은 걸까요.”

슬픔도 화도 지나고 아무렇지도 않은데도 온몸이 춥다. 싸늘하고 싸늘해서 굳이 죽임을 당하지 않아도 죽은 것처럼 온몸이 싸늘했다.

그리고 벅차 흐르는 눈물.

그 눈물조차도 차갑게 흐르니 이것을 어찌해야 할까.

“내 탓이다……, 너를 그렇게 키운 내 탓이야…….”

어느새 아버지께서도 울고 계셨다.

들썩이는 어깨와 훌쩍이는 코, 언제나 정정하고 밝고 명료하던 그분께서 넋이 빠진 듯 울고 계신다.

그분은 그저 나를 죽은 아들처럼 살뜰히 보살펴 주셨을 뿐인데.

그저 자신의 죽은 아들의 이름을 내게 주시고 이 못난 딸을 지극정성으로 돌봐 주셨을 뿐이다.

다른 여식처럼 바느질과 수를 배우지 않고, 글과 시문을 배우고, 가사를 돌보는 법을 배우지 않고 병법과 전략을 배웠을 뿐…….

그것 때문에 내가 이리 되었나? 감히 여성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한 탓인가. 오랑캐 나라의 공주도 말을 달리고 활을 쏜다 하던데,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그렇지만 할 말은 해야 했다. 내 죽음이 아버지 탓이 아니란 것을 알려야 했다. 이 모든 오명이 내 탓이란 걸 아버지께 알려야 했다.

그렇지만……입이 차마 잘 벌어지지 않았다.

“아…… 버지……, 끄 끄윽.”

울음 때문이라고 말을 내뱉지 못하는 것은 울음 때문이라고 생각하여 울음을 멈추려 해도 멈춰지지가 않았다.

내가 불쌍해서, 나를 키운 아버지가 불쌍해서……, 나만 죽으면 정말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일까? 혹여나 누군가 아버지께 보복을 하지는 않을까.

수십 가지의 생각이 나를 강타하여 나는 차마 서 있기조차 힘들었다.

“죄인은 명을 받들라.”

장대한 울림에 고개를 돌리니 송백이 명을 알리는 사자와 같이 서 있었다.

내가 가장 친한 친우라 여겼던 사내. 내가 가장 많은 것을 말하고 들어 주었던 그가 어느새 나를 죽이러 이 자리에 온 것이다.

“너인가?”

내 말에 송백은 그저 물끄러미 먼 산을 보듯 나를 쳐다볼 뿐이다.

“너 때문이냔 말이다!”

그는 그 말에 그저 눈을 감았을 뿐이다. 나는 그것을 보고 멍하니 천장을 보았다. 그리고 얼핏 보인 천장의 장식.

“다섯이구나……. 너희 다섯이 나를 죽음으로 몰았어.”

“청령아!”

불쌍한 나의 아버지만이 내 속을 모르시고 울부짖음을 터트리신다.

그래, 이분을 위해서 편히 가자, 보아라, 여인의 몸이니 망나니도 작두도 없지 아니한가. 사자가 들고 온 붉은 방석 위에는 검은 액체가 담긴 새하얀 사발이 놓여 있었다.

“내가 죽거든.”

나는 여전히 눈을 감고 있는 송백을 향해 외쳤다.

“내 아비를 부탁한다. 그분께 누가 생긴다면 난 절대 이대로 죽지 않아.”

“…….”

“진송백!”

“죄인에게 사약을 들려라.”

하, 하하. 이런 것인가. 아아, 불쌍한 나의 아버지…….

“청령아, 이것이 황명이다. 어서, 어서.”

꺼이꺼이 울고 있으면서 그 떨리는 목소리로 아버지께서 재촉하신다.

예, 마셔야겠지요. 아버지께서 말씀하시니 들어야겠지요. 그러나 내가 죽으면 아버지께서는 어찌해야 한단 말입니까.

스스로 사약이 들린 사발을 들었다. 짙고도 짙은 죽음의 냄새가 코를 찌르는 액체.

그것을 보니 더 이상 그 무엇을 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았다. 이 사약을 뒤엎어도 또 다른 사약이 오겠지, 내가 미쳐 날뛰면 내 아버지는 더 슬피 울겠지.

“아버지…… 편히 사셔야 합니다…….”

나는 그것을 남김없이 들이켰다. 입 안부터 화끈거리는 뜨거운 타는 듯한 느낌이 시작해서 배 속이 미칠 것 같이 들끓었다. 이것이 죽음의 느낌일까. 아프고 또 아파서 또르르 눈물이 흘렀지만 그것도 잠시 뿐, 내 몸은 아주, 아주 차갑게 굳어 갔다. 눈이…… 눈이 감긴……다…….


저자 프로필

홍유연

  • 국적 대한민국

2015.11.27.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대한민국 서식 곰탱이

목차

1. 청령의 회귀

2. 정착 그리고 조우

3. 동주성

4. 나라는 의미

5. 그들의 마음

6. 한낙성

7. 진이련

<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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