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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 탈을 쓴 늑대 상세페이지

양의 탈을 쓴 늑대작품 소개

<양의 탈을 쓴 늑대> “하이, 차차.”

순정 만화의 주인공 같은 완벽한 남자, 아니 남학생이 그녀를 향해 인사를 했다. 그녀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별명을 부르면서.


이웃집 엄친아 장세호,

양인 줄 알았던 그가 늑대가 되어 다섯 살 연상 그녀에게 침을 발랐다.




-본문 중에서 -


“하이, 차차.”

체취에 이은 깊은 울림의 저음이 정수리에 내려앉았다. 명희는 캐리어 손잡이를 쥐고 있던 손에 힘을 주고 천천히 고개를 뒤로 젖혔다. 구두를 신어 170센티미터가 넘는 그녀였지만, 남자는 그녀 보다 15센티미터는 족히 컸기에 올려다봐야 하는 자세일 수밖에 없었다.

“장세호, 그렇게 부르지 말랬지?”
“그러겠다고 한 기억은 없는데.”
“……왜 여기 있어?”

아무렇지 않게 그녀의 어릴 적 별명을 부르는 세호는 지금 명희가 가장 만나고 싶지 않은 남자였다. 그녀를 이름이 아닌 별명으로 부른다는 건, 그의 기분이 상당히 안 좋다는 의미였기에 명희가 침을 꿀꺽 삼키며 중얼거렸다.
당당히 대합실을 가로지르던 우아함은 개나 줘버리고, 잡힐 걱정만 없다면 당장이라도 뒤돌아서 뛰고 싶은 심정이었다.

“도망갈까 봐 잡으러 왔어.”
“도, 도망은 누가!”
“내 연락을 씹는 건 도망이 아니고 뭔데?”

그녀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캐리어 손잡이를 빼앗아 잡고 어디 할 말이 있으면 해 보라는 듯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인 세호가 그녀를 뚫어지게 내려다봤다.

“비행 중이었잖아!”
“20시간을 하늘에 떠 있지는 않았을 텐데?”

변명조차 할 수 없게 만드는 차가운 음성에 ‘나쁜 놈’이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아직 산 날보다 앞으로 살아 갈 날이 더 많이 남았다는 생각이 그녀의 이성을 다독였다. 애초에 전화를 받을 수 없게 만든 게 누군데!

“바빴어.”
“단축번호 한번 누르는 게, 아니 울리는 핸드폰 액정 한 번 두드려 목소리 들려주는 게 뭐 그리 어렵다고. 아니면, 이번에도 그냥 먹고 튀려고? 일명 먹튀?”
“머, 먹튀라니! 먹긴 내가 뭘 먹었다고!”

두 눈 가득 심술을 주렁주렁 담고 그녀의 인성을 의심하는 세호에게 바짝 다가간 명희가 목소리를 죽이며 따지고 들었다.

“나. 날 밤새도록 먹고 미국으로 튀었잖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자신을 가리키며 엄청난 소리를 내뱉는 세호를 노려보았다.

“너…….”
“서기도 힘들었을 텐데, 미국 가는 동안 쓰러지진 않았는지 내가 얼마나 걱정한 줄 알아?”
“좀! 사람들 있는 데서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나 지금 농담할 기운 없어.”

명희가 세호의 말에 기겁을 하며 재빨리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와 나란히 서서 대화를 주고받을 때부터 급격히 이목이 집중되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그녀를 보는 남자들을 질책하던 여자들의 시선이 자석에 이끌리듯 세호를 열심히 스캔 중이었다.
왜 아니겠는가. 남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있는 듯한 훤칠한 키에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반하고야 마는 잘생긴 얼굴이나, 다년간 운동으로 다져진 이상적인 몸매를 볼 수 있는 기회가 그리 흔한 것이 아니니, 세호를 향한 여자들의 시선을 이해 못 할 것도 없었다.

“설마, 내가 이 시간에 농담이나 하려고 대전에서부터 달려왔을까.”

주변 시선을 의식하며 초조해 하는 명희에게 세호가 대전이라는 지명을 콕 짚어 강조함으로서 그녀에게 가볍게 마음의 짐을 지웠다.
인천공항에 자정 가까이 도착하는 비행기를 맞이하기 위해 대전에서부터 운전을 하고 오는 것이 이웃집 놀러가듯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지금, 서울 집이 아니라 대전에서 오는 길인 거야?”
“응.”
“내일 일 없어?”
“아니.”
“뭐?”
“내일 일 있다고. 아마 오전부터 오후까지 정신없이 바쁠 예정일 걸?”

마치 남의 일인 것처럼 피식 웃은 세호가 한 손으로 그녀의 캐리어를 끌고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명희의 손을 잡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명희가 잡힌 손을 빼내려 했지만 세호의 악력만 키웠을 뿐이었다.

“어디 가는데?”
“공항에서 밤 샐 거 아니잖아. 집에 가야지.”
“내일 바쁘다며? 나 집에 내려주고 언제 다시 내려가려고. 일단은 얼굴 봤으니까 바로 내려가. 난 공항리무진 버스 타면 돼.”
“당신 집 말고 대전에 있는 내 집에 갈 거야.”
“뭐?”
“내일, 아니 자정을 지났으니 이제 오늘이지. 오늘 나는 바쁘지만 당신은 한가하잖아. 그러니까 이번엔 당신이 내 스케줄에 맞춰. 나도 오늘만 지나면 며칠은 자유야.”

어느덧 주차장에 도착했다. 차량들로 빡빡한 주차장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그의 차가 주차장 구석자리에 세워져 있었다.
명희는 방금 자신이 들은 소리가 믿기지 않아 트렁크에 제 캐리어를 넣는 세호를 돌려세웠다.

“잠깐, 이게 다 무슨 말이야?”
“올해 휴가는 나랑 보내.”

쾅. 트렁크를 닫으며 세호가 미리 약속이라도 한 듯 아무렇지 않게 그녀의 앞으로의 일정을 정해버렸다.

“세호야!”
“타. 늦었으니까 가면서 얘기 해.”

세호가 조수석 문을 열고 그녀를 재촉했다.

“가긴 어딜 가? 그전에, 내가 오늘부터 휴간 건 어떻게 알았어?”
“항상 이맘때 쯤 휴가 잡잖아. 확실한 일정은 명수 형이 알려줬고.”

명수는 두 살 터울의 그녀의 남동생이었다.

“세호야, 그날 밤 일은…….”
“혹시라도 실수라고 말 하려는 거면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당장에라도 실수가 아니었다는 걸 확인시켜주고 말 테니까. 내 차 뒷좌석에 눕고 싶어?”

그가 움직이려 하지 않는 그녀의 팔을 잡아 조수석에 앉히고 문을 닫았다. 그리고 보닛을 돌아 운전석에 앉아 바로 시동을 걸었다.


저자 프로필

적야(赤夜)

2017.10.12.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달달한 커피를 좋아하고
홀로 떠나는 여행을 꿈꾸는 여자.
현실은…….
타인의 손길을 거부하는 여섯 살 난 진도 믹스견의 집사로 살아가고 있음.


평범한 일상에
자극적이고 화끈한 사랑을 꿈꾸는 19금 마니아.

대표 저서
사랑…… ING 표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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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에 꿀꺽! 표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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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적야(赤夜)


달달한 커피를 좋아하고
홀로 떠나는 여행을 꿈꾸는 여자.
현실은…….
타인의 손길을 거부하는 여섯 살 난 진도 믹스견의 집사로 살아가고 있음.


평범한 일상에
자극적이고 화끈한 사랑을 꿈꾸는 19금 마니아.


출간작


양의 탈을 쓴 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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