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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녀의 사정작품 소개

<그 소녀의 사정> 녹슨 거 안 보여? 네가 기름칠 해줘야 돼.
처음 쓰는, 그 남자.

죽으면 어떡해. 나 하고 싶은데.
맛 들려버린, 그 여자.

서로 다른 사정을 가진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야릇한 사정.



-본문 중에서-


화가 났다. 다시 만나게 되면, 상상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른다. 야멸치게 돌아서 주리라. 모르는 척 스쳐 지나가리라. 이렇게 바보처럼 연우를 끌어안는 상상은 단 한 번도 한 적 없었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다.
다시 사라지면 어쩌지. 두려움이 그를 덮쳤다. 당장에 실물인지 아닌지 확인하고 싶은 간절함이 더 먼저였다.

“이연우, 너…….”

조금 더 연우를 품에 꽉 끌어당겨 안았다. 달달한 향이 그녀에게서 풍겼다.
입술을 악물며 천천히 연우를 품에서 떼어 냈다. 촉촉이 젖은 눈동자로 그녀는 미소 짓고 있었다.

“잘…… 지냈어?”

목소리는 조금 변한 거 같다. 언뜻 보았을 땐 같다 느꼈던 얼굴도 약간 연륜이 묻어나기는 하다.

“죽을래?”

천천히 움직인 지람의 손이 연우의 아랫입술을 매만지다 스리슬쩍 입술 새를 파고들었다. 살짝 벌어지는 연우의 입술 새로 하아, 짙은 숨결이 토해졌다. 엄지에 새겨지듯 뿌려진 숨결은 무척이나 뜨거웠다.

“그걸 물을 자격이 너한테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누구로 인해 괴롭고 힘들었는데. 누구 때문에 그리움에 몸부림치다 잠에서 깼는데. 그런 세월이 10년이다.
그가 손을 내려 연우의 손을 잡자 그제야 그녀가 맞잡았다. 애달프게 바라보는 눈빛에서 지람은 연우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사무실로 들어간 연우는 지람을 의자에 앉혔고 머신에서 커피를 따랐다. 쓰다고 마시지 않던 커피를 내리는 게 익숙해 보이는 연우에게서 지람은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아메리카노 괜찮아?”

너무도 자연스럽게 새어 나오는 반말 때문일까. 10년의 세월이 무색해지려 했다.

“어.”

울컥함에 목소리가 낮게 새어 나왔다. 지람은 애써 시선을 돌려 사무실을 둘러보았다. 작지만 깔끔하게 정돈된 사무실이다. 향긋한 커피 향이 코끝을 간질였지만 지람을 사로잡고 있는 건 여전히 연우의 체향이었다.
그녀가 테이블에 커피 잔을 내려놓았다. 무심결에 집어 들던 지람이 멈칫하며 손을 멈췄다. 벌떡 일어선 그가 책꽂이 앞으로 향했을 때 연우는 컵을 꽉 두 손에 쥐기만 했다.
지람이 집어 든 건 제과제빵 자격을 꽂아 넣은 액자였다.

“뭐야. 그래서, 그래서…….”

액자를 쥔 채 돌아선 지람에게서 연우는 허탈함과 충격을 목격했다. 이보다 더 놀랄 수는 없고 좌절할 수는 없다, 를 지람이 몸소 보여주는 것 같았다.
지람은 액자를 부술 듯이 쥔 채 연우에게로 왔다. 탁 소리 나게 액자를 테이블에 내려놓은 지람의 눈동자는 처음보다 붉었다.

“설명해.”
“오빠.”
“설명하라고!”
“욱하는 성질은 여전하네?”

연우는 머그컵을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용기 내어 뻗은 한 손을 지람이 쳐내려다가 멈칫했다. 절대 그녀에게는 장난으로라도 손을 올리지 않는 것도, 내치지 않는 것도 변함없었다.

“내가 얘기할 수 있게 해줘야지.”

연우는 빙그레 웃었다. 그의 앞에서 처음으로 짓는 거짓 미소일 거였다. 이 순간만큼은 서글픔이 묻어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그럴 수밖에 없는데, 그러지 않기를 바라니 거짓일 수밖에 없을 거였다.
하, 크게 한숨을 내쉰 지람이 그녀의 곁에 놓인 의자에 털썩 앉았다. 살짝 그의 손목에 얹듯이 놓여 있던 연우의 손이 그제야 천천히 떨어졌다.

“나 소중히 해주는 것도 그대로고.”
“말해.”

지람은 거칠게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머리카락이 헝클어져도 그는 멋있기만 했다. 심장이 떨리는 건 우연히 그를 마주해 기쁘기 때문일까, 양복 입은 그를 처음 보기 때문일까, 염치없이 떨리는 마음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더 세차게 울어대는 걸까.

“말하라고 이…….”

이연우, 라고 부르려다 만 것이리라. 연우는 웃으며 지람의 손을 잡았다.
달칵, 액자가 쓰러졌다. 자격증이 꽂힌 액자. 공식 문서에 처음으로 ‘차’연우로 기록된 것이었다.


저자 프로필

에쉴르

2015.07.13.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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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글은

언제까지나 달달했으면 좋겠고

글쟁이는

매일매일 넋을 놓는 사차원이다.



출간작

[잘못된 정사] [여우를 탐한 남자] [이 교수의 사생활]

[낯선 외출] [발칙한 그 놈] [여자의 선택]

[지독한 사슬] [아내의 밤]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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