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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의 유채 상세페이지

발리의 유채작품 소개

<발리의 유채> 진유채 - 발리의 웨이트리스. 평생을 웨이트리스로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끔찍한 일이지만 그게 그녀의 현실이었다.


“당신을 따라 온 건 돈 때문이 아니라 어떤 요구라도 들어들 수밖에 없는 신세를 졌기 때문이에요.”
입에서 나온 말이 제 귀에도 공허하게 들리는 건 그녀의 처지가 숨길 수 없을 만큼 절박하다는 걸 그 역시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한준성 - 거대 로펌의 대표 이사. 고객의 유언을 전해줘야 하는데 그가 찾은 여자는 발리의 더러운 뒷골목을 뛰어다니고 있었다.

“불편한 관계였다는 이유로 유산을 거부하는 사람은 아직 본 적 없어.”



-본문 중에서-


“미안해요.”

그녀는 그의 목덜미에 대고 중얼거렸다. 더운 숨과 입술의 움직임이 느껴질 만큼 가까운 거리였다.

“간지러워.”

그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 들썩 어깨를 움직였다. 조금 얼굴을 돌리자 매끄러운 피부가 스쳤다. 두 사람은 동시에 흠칫 몸을 굳혔다.

“움직이지 마.”

그의 뜨거운 숨결이 피부를 간지럽혔다. 호흡은 뜨거웠지만 긴장은 느껴지지 않은 목소리였다.
뭘 모르니 긴장하지 않을 수 있는 거다. 방심한 관광객들이 돌이킬 수 없는 일을 당하는 건 흔한 일이다.
문제는 자신이었다. 방심한 관광객도 아니면서 덴파사 뒷골목으로 들어갔던 건 그만 살겠다고 결심한 거나 마찬가지다.

“정말 미안해요.”

하필이면 바보짓을 하는 여자를 구해주겠다고 나서다니. 그녀는 그의 목에 얼굴을 묻은 채 구경을 할 생각으로 멈춰서는 무리들에게 신경을 곤두세웠다.
숨죽인 입술 사이로 불규칙한 호흡이 흘러나왔다. 휘익. 패거리들 중 누군가가 휘파람을 불었다.
그녀는 비명이 나올 것 같아서 입술을 깨물었다. 순간 그가 고개를 숙이더니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의도한 듯 꺾이는 고개에 시야가 가려지는 순간 패거리들이 킬킬거리는 웃음소리가 커졌다.

“뒤로 한 걸음만 물러서.”

그는 입술을 겹친 채 말하며 그녀를 슬쩍 밀었다. 그녀의 몸은 막 나왔던 골목 속으로 반쯤 숨겨졌다.
그는 그녀를 벽으로 밀어붙이며 몸으로 완전히 가로막았다. 길에서 보이는 건 그의 등뿐이었다.
멀리서 누군가가 소리를 지르자 패거리는 우르르 몰려갔다. 유채는 초조하게 그의 입술이 떨어지길 기다렸다.

“간 모양이야.”

입술이 떨어져 나간 자리가 간지러웠다.

* *

“사과 안 해도 돼. 맞을 만한 말을 했으니까.”

하지만 험악한 그의 표정은 말과는 달랐다.
그는 어깨가 들썩거릴 만큼 크게 숨을 들이켜더니 천천히 내뱉었다.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로 뜨거운 숨이 흘러나왔다.
가까운 거리 때문에 그의 숨결이 느껴졌다. 순간 말도 안 되게 그의 입술 감촉이 기억나버렸다.
싸한 체향까지 느껴지자 머리가 어지러웠다.

“놔요.”

숨이 막히고 목이 탔다. 그에게서 벗어나 시원한 공기를 마시고 싶었다.

“……놔달라고요.”

제 입에서 나온 잠긴 목소리에 놀라 그녀의 눈이 커졌다. 반면 그의 눈은 가늘게 내려앉았다. 그는 얼굴을 가까이하며 말했다.

“우린 지금 같은 걸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녀의 눈이 더 커졌다.

“무슨…….”

그녀의 말을 그가 잘랐다.

“말도 안 되는 소리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시야가 가득 차더니 입술이 닿았다. 부딪치듯 누른 입술은 그녀의 반응을 기다리듯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는 놀라서 굳어버렸다. 몸은 움직이지 않았고 입술에 닿은 감촉만 생생했다. 기억했던 것보다 훨씬 부드러운 입술이었다.
너무 부드러워서 눈이 감길 것 같았다. 그녀는 내려앉으려는 눈에 힘들게 힘을 주었다. 겨우 머리를 뒤로 젖히자 그의 입술이 붙은 것처럼 따라왔다.

“……아니에요.”

입술을 붙인 채로 말하는 순간 등줄기가 찌릿했다. 등이 위태로울 만큼 젖혀졌지만 그는 그만큼을 더 따라왔다.

“아닌 게 아니라고? 그럼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이라는 거지?”

느리게 느껴지는 말이 진행될수록 입술이 깊어졌다. 쓰러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순간 등을 감싸는 손이 느껴졌다.
등을 타고 아래로 내려가는 손길에 머리가 멍해졌다. 고개를 저으려다 말고 멈췄다.

“……아니에요.”

이건 말이 되는 상황이 아니다.

“맞아. 이건 말이 안 돼.”

말이 끝나는 순간 촉촉한 혀가 날름 입술을 핥고 지나갔다.

“흡!”

놀라서 숨을 들이켜는 순간 아랫입술이 깨물려 들어갔다. 벌어진 사이로 혀가 파고들었다.
키스하고 있어.
너무 늦은 자각이었다.
커다란 손에 턱이 잡히더니 슬쩍 들려지고 혀가 깊이 파고들었다. 치아를 두드리고 여린 살을 빨아대는 간지러움에 스르르 힘이 빠졌다.
자유로워진 손은 그를 밀어내는 대신 아래로 축 쳐졌다. 몸은 무뎌지고 입술과 혀의 감각만 살아 있는 것 같았다.
짙은 속눈썹이 보였다. 숱 많은 까만 속눈썹 아래로 보이는 눈빛이 뜨거웠다.
나도 저런 눈을 하고 있을까?
스르르 눈을 닫으며 생각했다. 눈을 감자 감각은 더 생생해졌다.
왜 이러고 있는 걸까?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은 점점 희미해졌다.
손바닥 아래로 그의 몸이 느껴졌다. 손이 지나갈 때마다 근육이 튀듯 움직였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의 숨결이 거칠어졌다.
바짝 당겨진 허리 아래로 그의 흥분이 느껴졌다. 그녀의 손은 제멋대로 그의 몸을 만져대는 것 같았다.
손이 셔츠를 들추고 들어갔다. 급하게 들이키는 숨소리를 들으며 매끄러운 피부를 느꼈다. 뜨겁고 탄탄한 피부였다.
키스가 거칠어졌다. 삼킬 듯 빨아대고 사납게 휘저어대는 키스에 아찔한 열기가 확확 치솟았다.
아랫배가 화끈해지고 다리 사이가 욱신거렸다. 저릿한 전류가 몸을 들쑤셨다.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갈증이 차올랐다. 그의 부푼 상징에 아래를 대고 누르자 쾌감이 짜릿하게 일었다. 갈증은 더 심해졌다.
미친 게 틀림없어.
그의 셔츠 단추를 풀며 생각했다. 그는 단추가 다 풀어지기도 전에 재킷과 셔츠를 동시에 벗어던졌다.
그녀는 손을 활짝 펼쳐서 실크처럼 매끈거리는 그의 피부를 쓸었다. 부르르 몸을 떠는 그를 느끼며 만족스런 한숨을 내쉬었다.

“늦었어!”

그는 그녀를 들어 식탁에 앉혔다. 서늘한 감촉을 느끼고서야 몸에서 옷이 사라졌다는 걸 알았다.
그는 그녀를 바라보며 버클을 풀고 바지와 속옷을 벗었다. 허공으로 곤두선 페니스가 나타나는 순간 그녀의 입에서 신음이 터졌다.
숨이 빠져나가는 소리와 동시에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아래를 파고들었다. 흥건히 젖은 내부가 그의 손가락을 받으며 화들짝 경련을 일으켰다.
그의 손가락이 내부를 문지르자 그녀는 그를 향해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그는 그녀의 목 예민한 곳을 빨며 물었다.



목차

1
2
3
4
5
6
7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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