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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에 빠진 범 상세페이지

함정에 빠진 범작품 소개

<함정에 빠진 범> “당신 배반한 새끼가 아직도 그리워?”

“….”

“정말로 사람 미치게 할 생각 아니라면!”

우철은 다음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욱하는 심정에 소리쳤지만 그를 빤히 바라보는 은성의 눈빛에 가슴이 더 얼얼했다. 둘 사이로 무거운 침묵이 깔렸다. 창문을 세차게 두드리는 빗줄기 소리만 방안을 채웠다.

은성이 피로한 목소리로 입술을 뗐다.

“우철 씨.”

“….”

“내가 불쌍해요?”

“….”

“아니면 나 좋아해요?”

우철은 아무 말도 못 하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우두둑 뼈마디가 산산이 조각날 듯한 강한 압력에 손등 위로 힘줄이 퍼렇게 일어섰다.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닌가?”

은성은 그에게 눈길을 한번 주었다가 방바닥에 쏟아진 알약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우철은 그녀가 당장 약을 집어 먹을까 봐 두려웠다. 주먹을 펴고 손을 펼쳐 알약들을 홱 치웠다. 거센 바람을 일으키는 듯한 손짓에 알약들은 장롱 밑으로 데굴데굴 들어갔다.

“우리, 잘래요?”

믿을 수 없는 말이 은성의 입에서 나왔다. 우철은 쇠망치로 한 대 얻어터진 표정을 지었다.

“잠 말고, 섹스하자고요.”

“….”

“싫으면 말아요.”

은성은 심드렁한 투로 말하며 돌아누웠다. 불기둥이 목울대를 탁탁, 친 것 같다. 숨이 불처럼 뜨겁고 겉잡을 수 없는 열기가 온몸을 휘감았다.

“누가…, 싫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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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8.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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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물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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