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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사랑이라서 상세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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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사랑이라서작품 소개

<어쩌면 사랑이라서> 친모에게 버림받고 친부와 계모의 냉대 속에서 자란 은형.
그녀는 결혼 상대방만큼은 스스로 정하기로 결정하고 한 남자를 선택하는데…….


서은형, 그녀에게 있어서 결혼은 집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수단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도강우, 그 남자를 결혼 상대방으로 선택했다.

자신에게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을 남자.
제 삶에 그 어떤 간섭도 하지 않을, 그런 남자.

“제가 바라는 건 간단해요. 서로에게 애정을 기대하지 않을 것. 서로의 삶에 간섭하지 않을 것.”

은형이 강우에게 청혼하면서 제시한 요구 조건은 그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덤덤하게 그녀의 제안에 한 가지를 덧붙여 대답했다.

“조건은 마음에 들지만, 한 가지 확인은 해봐야 결정을 내릴 수 있겠군요.
우리가 성적으로 잘 맞는지 말입니다. 어때요? 지금 당장 이 위에 올라가 섹스 하지 않겠습니까?”

너무나도 무심하고 건조한, 조건부 승낙이었다.


#맞선 자리에서 곧바로 침대로 직행 #사랑 없이 시작한 결혼 #그래도 할 건 다 하는 두 사람



[미리보기]


“나랑 같이 자요.”
“…….”
“약속했잖아요, 아침에. 오늘 하기로.”

은형은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걸 느끼면서도 재차 말했다. 섹스 운운하는 직접적인 말까지는 민망해서 할 수 없었지만, 그에게 충분히 제 뜻이 전달되기는 했을 터였다. 강우가 물끄러미 그녀를 쳐다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다음으로 미루죠. 오늘은 은형 씨 컨디션도 좋지 않고.”
“아니요. 오늘 하고 싶어요.”

그녀의 손 안에서 약 봉지가 다시 한 번 바스락 소리를 내며 구겨졌다. 이런 제 모습이 초라했지만, 오늘만큼은 혼자 잠들고 싶지 않았다. 나약하다고 해도 어쩔 수 없었다. 눈앞의 이 남자가 제 손에 쥐여 준 온기, 그 한 조각의 온기가 저를 나약하게 만들었다.

‘당신이 그러지 않았더라면…….’

이렇듯 나약한 소리를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본가에서 오늘보다 더한 폭언과 폭력에 시달리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살아온 자신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그게 견디기 힘들었다.
저를 염려하던 남자의 손길. 제 어깨를 감싸 쥐며 괜찮으냐고 묻던 남자의 목소리. 열이 난다면서 해열제를 챙겨 준 남자의 배려. 그 모든 것을 탓하고 싶었다. 비겁하지만, 그를 원망하고 싶었다.
그러니까 당신이 책임져.
은형은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한 말을 목구멍 아래로 밀어 넣으며 다시금 그에게 말했다.

“……안아 줘요, 강우 씨. 그러기로 했잖아요.”

아침에 먼저 말을 꺼낸 건 자신이 아닌, 강우였다. 그러나 지금은 입장이 서로 바뀌어 버렸다. 그녀는 민망함에 입술을 꾹 깨물며 고개를 숙였다.
그가 한숨을 내쉬는 소리가 들렸다. 하기야 기가 막힐 터였다. 열이 오르고 몸 상태도 좋지 않으면서 굳이 섹스를 하자고 조르는 모양새가 얼마나 어이없고 한심할까. 은형은 입술을 잘근거리며 씹다가 한숨을 삼킨 뒤, 다시 고개를 들고는 어색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미안해요. 강우 씨 피곤할 텐데 내가 괜한 억지를 부렸네요. 들어갈…….”

은형의 말은 미처 끝내지도 못한 채 그에게 삼켜지고 말았다. 그녀는 제 입술을 덮친 남자의 재킷을 반사적으로 꽉 붙들었다. 옷조차 갈아입지 못하고 제 약부터 챙겨 주었던 터였다. 어떻게 보면 미련하게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사랑하는 것도 아닌데.
뭐 그렇게 신경을 쓰는 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의 재킷을 움켜쥔 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 그러자 옷이 당겨진 것을 느꼈는지, 강우 역시 은형을 더욱 힘주어 끌어안았다. 그녀의 뒷머리를 감싸고 있던 손에도, 가느다란 허리를 당겨 안은 손에도 힘이 들어갔다.
그와 동시에 맞닿은 입술 사이로 뜨거운 숨이 새어 나왔다. 하지만 서로 뒤섞인 숨결은 누구의 것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리고 열이 오른 게 어느 쪽인지도, 알 수 없었다.


저자 프로필

김영희

2016.02.19.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종이책 출간작>

다시 시작하는 연인의 자세
잠자는 우리 집 도롱이
미스터 삵과의 동거
이웃집 담 너머
물그림자
녹차와 마카롱
고요한, 소란한 고백


<전자책 출간작>

잔설殘雪
탄주彈奏
내 집에 유령 각시
이토록 너를
펫의 유혹
책방 아가씨는 황태자의 선생님
못다 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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