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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에 젖다작품 소개

<욕망에 젖다> 태혁의 형, 태준을 10년째 짝사랑해왔던 혜주. 태준에게 차이고 난 그날 밤.
술 기운에 태혁을 태준으로 착각하고 그와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데.


“지금도 봐. 느끼고 있잖아. 설마, 아니라고 잡아뗄 생각은 아니지?”

“아무리 그래도… 하아, 넌 동생일 뿐이… 흐흣…!”

“그럼 두고 보면 되겠네. 신혜주가 날 보고 동요하는지 안 하는지 말이야.”

그날 이후, 그와의 관계는 완전히 뒤틀려버렸다. 욕망을 몇 번이고 들쑤시게 만든 그 여파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는데.

“너한테 좋아한다는 말도 못했는데… 하,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진작 용기 낼걸. ”

그 와중에 알게 된 태혁의 마음.


머리를 둔기로 얻어맞은 듯한 혼란스러움이 밀려들었다. 동시에,

'날 좋아한다고…?'

뜻밖의 고백에 그녀의 마음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몸정 #원나잇 #고수위 #연상연하



[미리보기]


주량을 초과하자, 정신이 급속도로 알딸딸해지면서 눈앞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덩달아 정신에도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같은 형제라서 그런가? 내 앞에 있는 사람은 분명 태혁인데, 왜 오빠랑 겹쳐 보이는 거지?’

눈을 부릅뜨고 보았지만 소용없었다. 이미 주량을 넘어섰음을 귀신같이 알아챈 몸은 마치 제 몸이 제 몸이 아닌 것처럼 더 흔들릴 뿐이다. 알코올을 흡수한 몸은 흥에 북돋게 하면서도, 동시에 사람을 감정적이게 만들었다. 더해지는 술기운에 그가 완전히 태준으로 겹쳐 보였던 순간, 결코 해선 안 될 말을 남기고 말았다.

“나랑 잘래?”

그건 순전히 오기였다.
어쩌면, 귀엽고 착한 동생일 뿐이라는 그 말에 대항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장장 10년이란 세월 동안 그의 기억 속에 틀어박혀 있을 동생 이미지를 몽땅 다 없애 버리고 싶었으니까.
그리고 그에게 단단히 일러 주고 싶었다. 나도 여자라고. 단지 귀여운 동생이 아닌, 남자의 욕망을 부추길 수도 있는, 아주 뜨거운 여자.
아마 놀랐을 것이다. 그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신혜주는, 이런 유혹 따윈 할 줄 모르는 귀여운 동생이었을 테니까.
오늘 고백의 후유증이 컸던 건지, 아니면 술기운 때문인 건지, 혜주는 어느새 자신의 앞에 있는 사람을 태준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뭐…?”

역시나였다. 기가 막힌다는 듯한 말투에, 당황스러움을 넘어 난처해하던 그의 얼굴이 떠오른다. 뇌리 속에 틀어박혀 좀처럼 잊히지 않던 그 표정. 순간 울컥해지면서 씁쓸한 감정이 그녀의 마음을 잔뜩 헤집어 놓았다.

“정말 여자로 안 보여요? 내가 그렇게 별로야?”
“…….”

그에게선 아무런 말도 들려오지 않았다.
하! 잇새 사이로 세찬 탄식이 흘러나왔다. 그래도 아니라는 말 정도는 해줄 줄 알았는데.

자그마치 10년이었다. 태준을 남몰래 마음에 품고 그를 남자로 본 세월들만 하더라도.
그런데 이젠 다 소용 없게 되어 버렸다. 세상 모든 게 덧없이 느껴졌다. 처음엔 그와 잘 되기를 꿈꿨지만, 이젠 꿈을 꿀 수조차 없게 되어 버렸다. 허망하면서도 한편으론 억울했다. 지난 10년 동안 못다 했던 짝사랑을 이렇게 비참하게 정리해야 하다니.

그동안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동네에서 그의 얼굴을 한 번이라도 더 보기 위해 태혁에게 태준의 스케줄을 물어 줄기차게 꿰고 있다 소질에도 없는 어색한 연기를 했던 것하며, 그와 한 번이라도 더 마주치기 위해 태혁을 달달 볶았던 것까지. 그 외 등등 나열하자면 한도 끝도 없는 지난 시간들이 덧없이 느껴지자 못다 했던 오기가 치솟기 시작했다.

마지막을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았다. 그의 마음은 못 갖더라도, 적어도 그와 한 번쯤은 자야 마음속에 남아 있는 한이 조금은 풀릴 것 같았다. 이기적이라고 해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제가 고백을 했고 그가 거절한 이상, 우리는 여기서 끝일 테니까.

“보여줄게, 나도 여자라는 걸. 그러니 나랑 자자, 한태… 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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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이서

2019.03.21.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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